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차세대 전략기술로 주목받는 양자컴퓨팅 산업 육성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22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첨단 양자컴퓨터 개발을 가속화하고, 동시에 양자기술이 초래할 수 있는 보안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두 건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번 조치는 미국이 글로벌 양자기술 경쟁에서 주도권을 유지하는 동시에 미래 국가안보 위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됐다.
▲ 2028년까지 과학 연구 가능한 양자컴퓨터 구축 목표
첫 번째 행정명령은 에너지부를 비롯한 연방기관들이 민간 기업 및 학계와 협력해 오는 2028년까지 실제 과학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수준의 양자컴퓨터를 구축하도록 지시했다.
양자컴퓨터는 기존 슈퍼컴퓨터보다 훨씬 빠르게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차세대 컴퓨팅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실제 연구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양자컴퓨터가 등장할 경우 기술의 상업성과 실용성이 본격적으로 입증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2028년 목표는 향후 기업용 양자컴퓨팅 시스템 개발로 이어지는 중요한 중간 단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 핵심 분야로 부상
양자컴퓨팅은 인공지능(AI)과 함께 미래 기술 패권을 결정할 핵심 분야로 꼽히고 있다.
미국뿐 아니라 중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며 경쟁적으로 연구개발에 나서고 있다.
특히 AI 모델이 점차 복잡해지면서 기존 컴퓨팅 인프라만으로는 한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양자컴퓨팅의 전략적 가치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향후 양자컴퓨터가 AI와 결합할 경우 신약 개발, 소재 연구, 금융 시뮬레이션, 기후 분석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했다.
▲ 양자 해킹 위협 대응도 병행
트럼프 대통령은 두 번째 행정명령을 통해 양자기술이 야기할 수 있는 보안 위협에 대한 대응도 강화했다.
양자컴퓨터가 상용화되면 현재 사용 중인 상당수 암호체계를 무력화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행정명령은 연방기관과 보안 전문가들에게 예상보다 빠르게 등장할 수 있는 양자 기반 해킹 위협에 대비할 것을 지시했다.
이를 통해 정부와 민간 부문의 핵심 인프라를 보호하고, 미래 양자 해커들의 공격으로부터 전력망과 수도시설 등 국가 기반시설을 방어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 양자 보안 전환 시한 2031년으로 앞당겨
이번 행정명령의 가장 주목할 부분은 양자 보안 체계 구축 시점을 기존보다 크게 앞당겼다는 점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정부 기관들이 2031년까지 양자 해킹에 견딜 수 있는 보안 체계를 구축하도록 지시했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가 설정했던 2035년 목표보다 4년 앞당겨진 일정이다.
또한 전력, 수도, 통신 등 핵심 인프라에 대한 보안 전환 계획을 우선적으로 추진하도록 했다.
양자보안 기업 QuSecure의 레베카 크라우트해머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행정명령은 더 이상 이론적 논의에 머물 수 없는 보안 전환에 명확한 시한을 부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 IBM·구글·마이크로소프트 투자 경쟁 가속
이번 조치는 미국 상무부가 양자컴퓨팅 기업들에 수십억 달러 규모의 지원금을 집행하는 시점과 맞물려 나왔다.
동시에 IBM,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도 양자기술 투자 확대에 나서고 있다.
기업들은 양자컴퓨팅이 AI 혁신을 보완하는 차세대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적극적인 연구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실제로 IBM의 아르빈드 크리슈나 최고경영자와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루스 포랫 사장도 이날 백악관 행사에 참석하며 양자산업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PUP20260623006201009(Photo : [UPI/연합뉴스 제공])
▲ 양자 센서 개발도 국가 전략 과제로 추진
트럼프 대통령은 상무부와 국방부에 향후 5년 안에 양자 센서를 실전 배치할 것을 지시했다.
양자 센서는 양자역학 원리를 활용해 기존 GPS 시스템을 대체하거나 보완할 수 있는 기술이다.
특히 우주 탐사와 군사 작전 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이 높게 평가받고 있다.
GPS 전파 교란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전장 환경에서 더욱 정밀한 위치 측정과 항법 기능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 AI 이후 차세대 투자처로 부상
최근 월가와 기술업계에서는 양자컴퓨팅이 AI 이후 가장 유망한 차세대 기술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양자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최근 수개월 동안 큰 폭으로 상승했으며 투자자들의 관심도 급격히 확대됐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대규모 상용화를 위해서는 오류 수정, 안정성 확보, 비용 절감 등 해결해야 할 기술적 과제가 여전히 많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미국 정부가 구체적인 개발 목표와 보안 전환 일정을 제시하면서 양자산업 육성 정책이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