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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사이버 방어 예산 20%↑…집행률은 '뚝' 떨어진 속사정

급증하는 사이버 위협에 맞서 금융권의 정보보호 예산이 2년 새 20% 넘게 급증했지만, 정작 실제 예산 집행률은 지속적으로 하락해 금융 시스템의 실질적인 방어 역량 강화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오늘(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 자료를 통해 공개한 바에 따르면, 금융권이 사이버 보안에 대한 위기 의식을 표방하며 예산을 대폭 늘렸음에도 실제 집행은 미흡한 수준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주요 5대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의 작년(2025년) 정보보호 예산은 총 3,978억원을 기록하며 2023년 대비 21.2% 증가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집행액은 2,744억원으로 2023년 대비 12.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은행권의 정보보호 예산 집행률은 2023년 74.5%에서 2024년 70.8%, 작년(2025년) 69.0%로 2년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개별 은행들의 상황은 더욱 우려를 자아냈다. 우리은행의 정보보호 집행액은 2023년 411억원에서 2024년 448억원으로 늘었다가 작년(2025년) 423억원으로 다시 감소했다. 신한은행 또한 2023년 337억원에서 작년(2025년) 317억원으로 집행액이 줄었다. 농협은행은 2024년 대비 작년(2025년) 예산과 집행액 모두 감소세를 보였으며, 작년(2025년) 집행액은 481억원에 머물렀다. 다만 하나은행은 2025년 집행률 100%를 기록하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은행권의 정보보호 예산 집행률 하락 배경으로는 '큰 예산 규모', '안정적인 시스템 환경', '여유 있는 예산 편성 기조' 등이 꼽혔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과거 코로나 시기 비대면 영업 투자 이후 증가세가 둔화된 측면도 있다」고 설명하며, 외형적 성장세 둔화가 내부 투자에도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했다.

금융권 사이버 방어 예산 20%↑…집행률은 '뚝' 떨어진 속사정
[사진=연합뉴스]

증권, 카드, 생명보험, 손해보험 등 다른 금융 업권에서도 전반적으로 정보보호 예산과 집행액이 늘었으나, 업권 내 편차는 존재했다. KB증권, NH투자증권, 롯데카드, 메리츠화재, KB손해보험, 현대해상 등 일부 금융사는 예산 또는 집행액이 감소하는 현상을 보였다. 최근 롯데카드는 해킹 사고로 금융당국의 제재 절차를 밟기도 하는 등, 정보보호 투자 소홀이 실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를 던졌다.

금융당국은 '미토스'와 같은 프런티어 AI를 활용한 사이버 공격이 고도화되는 상황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금융사의 정보보호 수준 공시 의무화를 위한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갈수록 지능화되는 사이버 위협에 맞서 금융사 최고경영자(CEO)의 적극적인 관심과 선제적인 투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양수 의원은 이번 자료를 공개하며 「금융권은 선제적 정보보호 투자와 집행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강하게 지적했다. 그는 「특히 AI 기반의 신종 사이버 공격이 현실화되는 시점에서 예산 증액에만 그치지 않고, 실제 방어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편성된 예산을 철저히 집행하고 점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금융권이 갈수록 지능화되는 사이버 위협, 특히 AI 기반 공격에 맞서기 위해서는 단순히 예산을 늘리는 것을 넘어 실제적인 집행을 통해 정보보호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금융당국 역시 편성된 예산이 형식적인 숫자에 그치지 않고 실제 소비자 보호로 이어지는지 면밀히 점검하고, 최고경영자의 적극적인 관심과 선제적인 보안 체계 구축을 유도하는 노력을 지속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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