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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캐릭터 라이센싱 사업에 대한 비전가, 한국 ‘캐릭터라인’ 김시범 대표

"지금은 캐릭터 시대?"

슈렉, 쿵푸팬더 등 비용이 많이 드는 대작 애니메이션을 만들지 않고도 국내 캐릭터만으로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들이 있다. 국내에서 창작된 캐릭터, 만화, 영화,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지적재산권을 관리하며 여러 매체를 통해 활용하게 만드는 라이센스 마케팅이 그것이다.  최근 중국 수조우에서 열린 국제 애니메이션 컨퍼런스에서 드림웍스사 존 스티븐슨, 마블 애니메이션 애릭 롤만 사장 등 해외 유명 대표들과 함께 중국 애니메이션 업계 관계자들에게 관련 노하우들을 강연하고 귀국한 한국의 문화콘텐츠 종합 사업체 '캐릭터라인'의 김시범 대표를 만나 라이센스 마케팅에 대한 이야기와 우리나라 문화콘텐츠 사업이 모색할 방향에 대해 들어보았다.  -편집자주-

캐릭터라인의 김시범 대표와 마블 애니메이션 에릭롤만 사장.(오른쪽부터)
▶ 캐릭터라인의 김시범 대표(오른쪽)와 마블 애니메이션 에릭롤만 사장.

- 10년 전 아무도 눈여겨 보지 않던 캐릭터 수익사업 영역……. 외국에서 한국 캐릭터 거부, 지적재산권 인식 부족 심각하던 시대……. 그리고 아직도 라이센스 마케팅에 대한 필요성이 느껴지는 안타까운 현실... 

# 라이센스 마케팅이란? 

만화, 영화, 애니메이션 등 국내에서 창작된 다양한 캐릭터들을 가지고 이에 대한 지적재산권을 관리하며 신문이나 게임, 테마사업 등 여러 매체를 통해 이들을 다시금 활용하게 만드는 사업을 말한다. 예를 들면 브라질의 모니카라는 캐릭터가 있는데, 이 캐릭터는 브라질 어디를 가든 국민적인 사랑을 받는다. 이번에 한국과 수교 50주년을 맞아 브라질의 모니카를 소개하는 대대적인 문화행사가 준비돼 있다. 바로 이런 국제적인 사업들을 연결해주며 캐릭터 및 문화콘텐츠로 인하여 수익을 얻게 하는 산업구조를 만드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 라이센싱 수익회사 설립 및 사업계기는? 

삼성물산 입사 후 97년부터 지적재산권에 관심가지기 시작했다. 대학로고 사업으로 처음 캐릭터 사업계에 발을 들여놓고 이어 세계태권도 대회 마스코드 사업을 벌이려 했으나, 지적재산권인식이 거의 없었던 시대라 사업을 벌이기가 매우 어려웠다.

외국에 비해 한국은 지적재산권에 대한 개념과 라이센스, 마케팅에 대한 인식부족이 심각했다. 특히 애니메이션 업계의 경우 장편의 애니메이션을 만든 뒤 흥행에 성공하지 못하면 적자가 엄청난데, 업계에서 이를 메울 수 있는 라이센스 마케팅에 대해 자문을 구하는데 어려움들을 겪고 있었다.

예를 들면 만화책을 드라마나 영화화 했을 때, 계약관계 및 소송관계 정리나 법률문제 같은 것들을 담당해줄 자문기관이 없는 업체들은 제작비와 함께 더 큰 손해를 입을 수도 있다. 이뿐 아니라 작품을 수출하기 위해서는 비즈니스 해외계약 및 언어와 시장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데 이와 같은 것들이 내가 가진 수출사업이나 유통경력이라든지, 법률지식들과 잘 맞아떨어져 이 사업을 기획하게 됐다.

# 캐릭터 라인 회사에 대한 소개는?

캐릭터 라인은 해외 및 국내 캐릭터를 가지고 신문, 인터넷, 모바일, 방송, 출판 등의 여러 매체를 활용해 다양한 라이센스 마케팅을 전개해왔다. 그 중에는 두산동아 문제지에 캐릭터로 채택된 것도 있고 싸이월드 및 청주와 세계 도처에 있는 테마파크도 있다. 한마디로 캐릭터를 가지고 문화콘텐츠 개발및 수익성을 만드는 마케팅회사라고 볼 수 있다.

# 캐릭터 라인의 대표 캐릭터라고 한다면?

고양이 캐릭터 '바림'이다. 바림은 간절히 바라면 당신의 꿈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모토로 제작된 가장 의미가 있고,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캐릭터이다. 바림은 모든 캐릭터 디자이너들의 꿈과 소원을 대표하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가장 애착이 가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특히 바림을 제작한 디자이너의 2년간 제작과정을 담은 캐릭터개발일기를 책으로 엮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 책은 07년도 문화관광부 "우수교양도서"로 선정되기도 했다.

# 현재 주력하고 있는 개발 사업이 있다면?

현재 고양이 바림은 휴대폰 모바일 컨텐츠 사업과 연계되어 엘지 휴대폰 모바일의 경우, 세계 50여 개국에서 바림의 캐릭터를 다운받아 볼 수 있게 됐다. 이밖에도 일본과 대만에서 바림 캐릭터를 사다가 각 나라의 언어로 사이트가 운영되고 있다.  바림은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이다. 그런데 이렇게 국제적 제휴와 국내에서 인기상품으로 떠오를 수 있었던 것은 수익성 있는 캐릭터라이센스 산업의 좋은 예로 볼 수 있다. 

- 요즈음 전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트렌드는 라이브 액션이며 한국역시 비용이 많이 드는 사업 쪽으로 가는 추세이다. 그러나 집중할곳은 기술력이 아닌 스토리와 캐릭터 개발이다. 남들이 전혀 생각해내지 못했던 새로운 라이센스의 영역들에 도전해보고 싶다. 좋은 파트너들과 국제적인 협력과 파트너쉽을 갖고 새로운 디자인들을 창조해내는 것, 이것이 내가 꿈꾸는 비전이다. 

# 현재 전세계적인 애니메이션 트렌드는? 

애니메이션의 세계트렌드는 라이브 액션 쪽으로 가는 추세이다. 애니메이션의 위상은 점점 흔들리고 있다. 일본은 2D 애니메이션 집착하고 있고, 우리는 3D 애니메이션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비용 많이 드는 사업 하고 있다는 걸 생각해야 한다. 미국 픽사 등은 우리와 투자규모부터 다르고 시장도 엄청나게 크다. 중국 애니메이션도 기술력을 두고 우리와 경쟁하며 무섭게 발전해가고 있다. 앞으로 우리가 더 고민해야할 부분은 기술력이 아니라 고유의 스토리 개발이나 캐릭터 사업 같은 다른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 해외와 우리나라 캐릭터관련 사업에 있어 차이점은 무엇인가?

10년 전만 해도 국내는 물론 동양캐릭터는 해외에서 계약되지 않았다. 동양 캐릭터 정식수출은 피카츄가 최초일 정도다. 최근은 뽀로로나 뿌까 등이 60여 개국에 수출되는 등 국내캐릭터에 대한 반응이 과거와 달리 굉장히 좋아졌다. 그러나 아직도 수출용 애니메이션 제작이 거의 해외와 공동 프로덕션으로 이루어지는 추세인데, 해외에서는 정부차원 지원해주는 문화산업으로 인식하는 반면, 우리에게는 적극적인 지원이 없어 불리하다. 사실상 다른 나라가 주도권을 쥔 상태로 창작이 이루어져, OEM 방식처럼 가고 있는 상황이다.

# 우리가 경쟁력을 갖기 위해 문화콘텐츠 사업에 투자하고 장려해야할 부분은 어디인가?

우리가 앞으로 고민해야 할 부분은 스토리와 브랜드 개발이 되어야 한다. 국내 작품들이 최근 비주얼 완성도를 추구하다보니 비용부담이 매우 크다. 이로 인해 투자받기가 쉽지 않은데다 투자대비 회수비용이 너무 적다. 결국 우리가 경쟁력을 갖기 위해 고민해야 할 부분은 스토리와 캐릭터에 달려있다. 그리고 마케팅 기술을 개발하는데 달려있다.

# 캐릭터라인 회사가 문화콘텐츠 산업에 기여하고 나아갈 비전은 무엇인가?

국내에서 개발된 우리 캐릭터를 가지고 더 다양한 라이센스 분야에 도전해 보고 싶다. 패션브랜드 등 이제까지 남들이 생각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라이센스의 영역을 찾아내서 도전해보고 싶다. 더 구체적인 비전을 이루기 위해 해외 쪽으로 눈을 돌려 남들이 생각해내지 못했던 영역을 창조하겠다. 중국이나 캄보디아 등 좋은 파트너들과 국제적인 협력과 파트너쉽을 갖고 새로운 디자인들을 창조해내는 것, 이것이 내가 꿈꾸는 비전이다.

# 앞으로 이 산업과 업계에 종사하려는 후배들에게 조언이나 당부할 말이 있다면?

문화컨텐츠 관련된 학과 있는 대학만 35개 대학에다 1년에 4만 명 정도 대학인원이 배출되고 있다. 문화콘텐츠 관련 공부한 사람들이 캐릭터업체 등에 들어가려면 이미 자리가 없다. 그러나 문화콘텐츠 관련 사업을 하려고 하면 무궁무진하게 너무나도 많다. 기술을 배워 일할생각만 하지 말고 좀 더 창의적으로 도전하라. 어떤 기술이든 활용할 생각을 가지고 스스로 새로운 영역과 일자리 만들어 가면 된다.

또한 자기분야 아닌 다른 분야의 사람들과 소통 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기술이 필요하다. 해외 경우 특히 일본만화 한 작품에 60여명 정도 자문위원이 있다고 한다. 또한 전문가가 될 때까지 시간을 투자하라. 한 분야에 10,000시간을 쏟아 부은 사람은 전문가로 볼 수 있다. 년수로 약 4년 정도 시간이다. 하루 10시간정도 몰입해서 일에 매달려보라. 젊은 사람들 1년 정도 하다가 대부분 포기하고 만다.

구체적으로 주문하고 싶은 것은 언어와 마케팅 공부이다. 언어를 할 줄 알아야 해외 집회에 가서도 배울 것이 있고, 기술 같은 것도 소개받을 수 있다. 국내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다. 또 마케팅 공부를 해야 한다. 상업적인 것까지 알고 이해해야 산업이 되는 것이다. 평생에 작품 하나에 매달려 있거나 혹은 취미생활로 일할게 아니라면 마케팅 공부를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