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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 등 프랑스서 세제 가격담합으로 과징금 5천500억원

[재경일보 김현정 기자] 프랑스 반독점당국이 세계적 생활용품 업체 프록터 앤 갬블(P&G), 콜게이트-팜올리브, 헨켈 등 3개 회사에 세탁 세제 가격 담합 혐의로 과징금 3억6천100억 유로(약 5천500억원)를 부과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 보도했다.

당국에 따르면, 프랑스 세탁 세제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들 업체는 지난 1997년부터 2004년까지 7년간 가격 카르텔을 유지했다. 조사 결과, P&G 등은 가격 경쟁을 피해 프랑스 내 슈퍼마켓과 기타 소매점에서 제품 판매가를 사전 협의해 책정했으며, 서로 이를 준수하는지 확인하기 위한 제도도 도입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국은 "4개 업체가 매년 수차례 호텔과 식당 등지에서 비밀리에 모여 가격과 할인 전략을 협의했다"며 불법이 드러나지 않도록 각 회사의 이름을 대신한 가명을 사용해 파리 교외에서 회동했다고 설명했다.

업체들은 과징금 부과에 대해 1개월간 이의를 제기할 수 있으나 우선 그와는 상관없이 과징금을 내야 한다고 당국 대변인은 덧붙였다.

이들에 각각 부과된 과징금액은 P&G 2억3천660만 유로, 헨켈 9천230만 유로, 콜게이트-팜올리브 3천540만 유로며, 가격 담합에 참여했던 또 다른 업체 유니레버는 당국에 주요 정보를 제공하고 조사에도 협조해 처벌을 면했다. 과징금 처분을 받은 3개 업체도 당초 당국에 조사협조를 대가로 처벌받지 않을 것을 기대했으나 과징금액을 줄이는 데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헨켈은 조사에 최대한 협조했고 지난 4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서 같은 혐의로 과징금을 부과받았다는 점에 비췄을 때 과징금액이 터무니없다며 이의 신청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국은 EU 집행위 건이 8개국에 걸친 사안이며 2002년 시장에 등장한 농축 가루 세제만 문제가 됐으므로 이번 처분과는 별개라는 입장이다.

P&G와 콜게이트-팜올리브는 당국의 이번 결정 내용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