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박우성 기자] = 소비자물가에 시차를 두고 영향을 주는 수입물가가 5년 6개월만의 최저치로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11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원화 기준 수입물가 지수(2010년 100기준)는 91.28로 한 달 전보다 0.8% 하락했다. 2009년 5월의 89.6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수입물가는 올해 3∼6월에는 원·달러 환율 하락 때문에, 7월부터는 국제유가가 떨어져 하락세를 이어갔다. 수입물가가 9개월 연속으로 하락한 것은 1990년 12월∼1991년 8월 이후 23년여 만에 처음이다. 당시에는 걸프전쟁 여파로 유가가 치솟아 수요부진이 수입물가를 끌어내렸다.
올 6월 배럴당 평균 107.93달러(두바이유 기준)였던 유가는 5개월간 28.6%나 떨어졌고, 저유가가 그대로 수입물가에 반영됐다. 지난달 국제유가는 배럴당 77.09달러로 한 달 새 11.2% 내렸다. 이달 8일 기준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배럴당 65.62달러다. 수입물가의 하락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지난달 석유·석탄제품 수입가가 6.3% 떨어졌고 광산품과 화학제품도 각각 4.4%, 0.8% 내렸다. 품목별로는 부탄가스(-19.0%), 프로판가스(-14.3%), 메틸벤젠(-12.9%), 원유(-8.3%) 등의 수입가 하락폭이 컸다.
달러화 등 계약통화(수출입 때 결제수단으로 사용하는 통화)를 기준으로 한 수입물가도 전월보다 3.3%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