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623억 규모 농업 면세유 보조금 집행 시작... 21만 농가에 102억 우선 지급

정휘 기자
623억 규모 농업 면세유 보조금 집행 시작... 21만 농가에 102억 우선 지급
©연합뉴스

 

농림축산식품부가 고유가로 경영난을 겪는 농가를 돕기 위해 102억 원 규모의 면세유 유가연동보조금을 우선 집행한다. 이번 조치는 올해 추가경정예산에 반영된 총 623억 원의 보조금 중 3·4월분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농업경영체 21만 개소가 직접적인 수혜를 입게 된다. 국제 유가 불안정 속에서 농가 경영 안정을 꾀하려는 정부의 실효적 대응으로 풀이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오는 27일부터 28일까지 이틀간 농업용 면세유 유가연동보조금 102억 원을 농가에 지급한다. 이번 지급분은 지난 3월과 4월에 발생한 면세유 사용분에 대한 보상 성격으로, 지난 22일까지 신청을 완료한 농가를 대상으로 우선 집행된다. 정부는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고유가 상황이 지속됨에 따라 농가의 생산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신속한 재정 투입을 결정했다.

전체 보조금 예산 규모는 623억 원에 달하며 이번 1차 지급 이후 남은 예산도 향후 사용 실적에 따라 순차적으로 집행될 예정이다. 정부는 중동 전쟁의 여파로 면세유 가격이 급등하자 농업 생산 기반의 붕괴를 막기 위해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통해 이번 지원책을 마련했다. 이는 국가 기간산업인 농업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식량 안보를 강화하기 위한 필수적인 시장 개입 조치이자 효율적인 자원 배분 과정이다.

지원 대상은 지난 22일까지 보조금을 신청한 농업경영체 21만 개소로 확정되었으며 이는 전체 농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규모다. 지원 품목은 농기계 가동에 필수적인 경유를 비롯하여 시설 원예 농가에서 기온 유지를 위해 사용하는 난방유 등을 모두 포괄한다. 농민들이 생산 현장에서 직접적으로 마주하는 에너지 비용 상승분을 정밀하게 타격하여 지원하는 구조를 갖췄다.

보조금은 각 농업경영체가 보유한 면세유류 구입카드의 결제계좌로 직접 입금되는 방식을 채택하여 행정 효율을 높였다. 별도의 복잡한 절차 없이 기존 시스템을 활용함으로써 수혜자가 최대한 빠르게 현금 흐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러한 계좌 입금 방식은 보조금 집행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농가의 편의성을 극대화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아직 보조금을 신청하지 못한 농업경영체는 오는 10월 31일까지 관내 지역농협을 방문하여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신청 기한이 하반기까지 넉넉히 설정되어 있으나 보조금 수령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접수하는 것이 유리하다. 지역농협은 농민들의 접근성이 가장 높은 창구로서 이번 지원 사업의 핵심적인 전달 체계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지난 3월 이후 면세유를 이미 구입하여 사용한 농가에 대해서는 소급 적용이 가능하다는 점이 이번 정책의 주요 특징이다. 과거 사용분에 대한 증빙이 완료되면 이번 1차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었더라도 향후 정산 과정에서 보조금을 소급하여 받을 수 있다. 이는 행정적 사각지대를 없애고 적격한 모든 농가가 빠짐없이 혜택을 누리게 하려는 적극 행정의 일환이다.

국제 유가는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분쟁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으면서 여전히 높은 변동성을 유지하고 있다. 원유 가격의 불안정은 단순히 연료비 상승에 그치지 않고 비료와 농약 등 전반적인 농자재 가격의 연쇄 상승을 유발하는 요인이 된다. 정부의 이번 유가 보조금 투입은 외부 충격으로부터 국내 농업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방어선 구축으로 평가받는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단기적인 보조금 지급이 농업 현장의 근본적인 에너지 구조 전환을 늦출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화석 연료에 의존하는 현재의 생산 구조를 신재생 에너지나 고효율 설비 중심으로 개편하는 장기적 대책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장의 경영 위기에 처한 농가들에게는 이러한 재정적 직접 지원이 가장 시급하고 실효적인 대안이라는 점은 명확하다.

윤원습 농식품부 농업정책관은 "중동전쟁 지속에 따른 면세유 가격 상승으로 농가의 경영비 부담이 가중된 상황"이라며 현장의 고충을 진단했다. 이어 그는 "이번 유가연동보조금 지원이 농가의 숨통을 틔워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정책의 목적을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신속한 재정 집행이 농촌 경제의 급격한 위축을 방지하는 완충 작용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향후 정부는 국제 유가 추이를 상시 모니터링하며 남은 예산의 집행 시기와 세부 규모를 탄력적으로 조절할 방침이다. 농가 경영비의 과도한 상승은 결국 농산물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자 물가 안정에 위협이 될 수 있기에 선제적 관리가 필수적이다. 법치와 시장 질서를 존중하는 기조 아래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는 후속 조치가 지속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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