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넘는 전쟁의 그림자 속에서 러시아가 디지털 결제 시대를 역행하며 현금 경제로 급속히 회귀, 사회 전반의 불안과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2026년 7월 20일 현재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4년 넘게 전쟁을 이어가는 가운데, 사회 전반에 걸쳐 현금 경제로의 회귀가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올해 시중 현금 유통량은 1조5천600억 루블(약 29조7천억 원) 증가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면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했다. 이러한 현상은 우크라이나 드론 공습 대응을 위한 모바일 인터넷 차단으로 인해 카드 결제가 어려워진 점과, 전쟁 비용 충당을 위해 2026년 1월부터 부가가치세가 20%에서 22%로 인상되고 중소기업에 대한 과세 기준이 강화된 조치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세금 부담 증가와 결제 시스템 불안정은 자연스럽게 '회색 경제'의 확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식당 등 소매점에서는 현금 결제를 유도하는 사례가 일상화되고 있으며, 급여를 현금으로 지급하는 이른바 '봉투 급여' 또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중소기업 단체 오포라 러시아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 중소기업의 약 6%가 이러한 회색 경제 활동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전시 경제 체제의 그림자를 드러낸다.
이러한 현금 선호 현상은 은행 자금 이탈로도 가시화되고 있다. 러시아 중앙은행이 연 10% 수준의 고금리를 유지하며 현금 유동성 흡수를 시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2026년 5월 한 달간 은행에서 총 5천500억 루블(약 10조5천억 원)의 현금이 인출됐다. 특히 이 중 2천억 루블(약 3조8천억 원)은 비교적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정기예금에서 이탈한 자금으로, 장기화된 전시 상황의 불안감으로 인해 현금을 비축하려는 심리가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