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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네타냐후·젤렌스키 연쇄 회담…두 전쟁 출구찾기 외교전 본격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잇달아 만나며 중동과 유럽에서 동시에 꼬인 전쟁의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특히 평소와 달리 두 정상과의 회담 모두를 비공개로 진행하면서 구체적인 협상 내용을 외부에 노출하지 않는 데 무게를 뒀다.

[연합뉴스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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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쇄 회담은 이란전과 우크라이나전이라는 두 개의 전쟁을 둘러싼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전략이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음을 보여줬다. 이란과의 전쟁에서 뚜렷한 출구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에서 외교적 성과를 만들어내려는 계산이 깔렸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 비공개 회담으로 전환한 트럼프, 실질적 협상에 집중

트럼프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난 데 이어 네타냐후 총리와도 회담했다. 두 회담 모두 통상적인 정상회담과 달리 취재진에게 회담 앞부분을 공개하지 않고 비공개로 진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외국 정상들과 만날 때 회담 초반부터 언론을 불러 공개 발언을 이어가는 방식을 자주 활용했다. 따라서 이번 비공개 회담은 공개적인 메시지 경쟁보다 실제 협상과 조율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도 두 회담이 모두 긍정적이고 생산적이었다고 평가했지만, 구체적인 논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는 양국 정상과의 협상 과정에서 이견과 민감한 현안을 외부에 노출하지 않으려는 의도가 작용했음을 보여줬다.

▲ 젤렌스키와는 패트리엇·휴전 협상 성과를 노렸다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가장 절실한 현안은 러시아의 탄도미사일과 공습을 막을 방공망 확보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회담 이후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생산 허가와 종전 협상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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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생산 허가를 내주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번 회담에서는 이에 대한 후속 조치와 실제 생산·공급 일정을 조율했을 가능성이 컸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장거리 공습을 중단하는 방안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을 것으로 관측됐다. 전면적인 종전 합의까지 도달하기 어렵더라도 공습 중단과 같은 제한적 휴전부터 성사시킨다면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외교적 성과로 내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란전이 장기화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우크라이나전은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었다. 이란과의 관계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우크라이나가 다시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 것도 이런 배경에서였다.

▲ ‘공개 충돌’했던 트럼프·젤렌스키 관계가 실무 협력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관계 변화도 이번 회담에서 주목할 대목이었다. 두 정상은 지난해 2월 백악관에서 공개적으로 충돌하며 전 세계적인 파장을 일으켰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을 강하게 질책하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을 둘러싼 갈등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그러나 이번에는 패트리엇 생산과 종전 협상이라는 실무적인 현안을 중심으로 협의를 진행했다.

젤렌스키 대통령 역시 러시아와의 전쟁을 지속하기 위해 미국의 군사적 지원과 외교적 지지가 필요했다. 최근 우크라이나 내부에서도 국방 관련 인사를 둘러싼 논란과 민심 악화가 나타난 만큼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 개선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도 중요한 외교적 자산이 됐다.

결국 두 정상은 과거의 공개 충돌보다 전쟁 종식과 군사 지원이라는 공통의 이해관계를 앞세우며 관계를 실용적인 협력 관계로 전환하는 모습을 보였다.

▲ 네타냐후는 이란전 지속과 트럼프 지지가 필요했다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회담 직후 네타냐후 총리와 만난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이란전의 향방이 핵심 현안이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과의 전쟁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자주 통화했지만 대면 회담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네타냐후 총리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는 정치적으로도 중요했다. 오는 10월 말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이란전의 성과를 정치적 자산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미국의 지속적인 지원과 트럼프 대통령과의 공조가 필요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장기화하는 이란전을 어떻게 마무리할 것인지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미국과 이란의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이스라엘의 군사적 압박이 계속되는 구조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외교적 부담으로 작용했다.

따라서 이번 회담에서는 이란의 핵 문제와 협상 상황을 공유하고 향후 군사·외교 대응의 수위를 조율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할애됐을 것으로 분석됐다.

▲ 트럼프와 네타냐후 사이의 ‘전쟁 목표’를 놓고 미묘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회담이 긍정적으로 끝났다는 평가와 달리 회담 직전까지 양국 정상 사이에는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새로운 지하 핵시설로 알려진 곡괭이산과 관련해 네타냐후 총리가 공개적으로 첩보를 언급하는 데 불만을 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자신이 곡괭이산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정확히 알고 있다며 네타냐후 총리가 자신에게 직접 이야기하지 않고 전 세계를 상대로 공개할 필요가 있느냐는 취지로 지적했다.

이는 이란전의 전개 방식과 종전 시점을 둘러싼 양국의 온도 차를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에 대한 지속적인 압박을 통해 군사적 성과를 확대하려는 입장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직접 개입한 전쟁을 장기화하기보다 협상을 통한 출구를 찾는 데 관심을 두고 있었다.

특히 네타냐후 총리가 이란의 핵 위협을 지속적으로 부각하는 것이 국내 정치적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한 여론전이라는 판단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다면, 양국의 전략적 이해가 완전히 일치한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 두 전쟁의 출구가 트럼프 외교의 최대 시험대

이번 연쇄 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전과 우크라이나전을 각각 별개의 문제가 아니라 자신의 외교적 성과를 결정할 핵심 과제로 보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란전에서는 이스라엘의 군사적 압박과 미국의 협상 전략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야 했고, 우크라이나전에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동시에 움직여 실질적인 휴전 또는 종전의 틀을 만들어야 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두 정상과의 회담을 비공개로 진행한 것은 당장 성과를 과시하기보다 물밑 협상을 통해 양측의 입장을 조율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됐다. 공개 발언이 협상 당사자들의 반발을 키울 수 있는 만큼 이번에는 조용한 외교에 무게를 둔 셈이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정상회담 자체가 아니라 실제 전쟁을 멈추게 할 수 있는 결과였다. 이란전과 우크라이나전 가운데 어느 한 곳에서라도 휴전이나 종전의 실마리를 만들어낸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적 성과를 확보할 수 있었다.

반대로 두 전쟁 모두 장기화한다면 ‘전쟁을 끝내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구상에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이번 젤렌스키·네타냐후 연쇄 회담은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두 전쟁의 출구를 동시에 모색하는 시험대가 됐다는 점에서 향후 협상 결과가 더욱 주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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