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남’ 구준표식 쇼핑, 얼마면 될까

얼마나 자금이 있어야 '구준표식 쇼핑'이 가능할까?

얼마전 KBS 드라마 '꽃보다 남자백'에서 구준표(이민호)는 금잔디(구혜선)와의 둘만의 오붓한(?) 쇼핑을 위해 백화점 화제비상벨을 눌러 사람들 다 내보냈다.

하지만 이 장면이 실제 백화점에서 일어났을 경우 뒷감당이 가능할까? 가능하다면 얼마의 비용이 들고 비상벨을 누르는 대신 백화점을 통째로 빌린다면 어떨까?

이런 가정에 대해 현대백화점은 현실적으론 불가능한 일이지만 ‘구준표식 쇼핑’이 현실에선 얼마의 기회비용을 치뤄야하는 지 현대백화점 목동점을 기준으로 계산해 봤다.

#1 비상벨을 눌러 손님을 내쫓았을 경우…17억+벌금+α

이런 경우 애인에겐 다소 낭만적인 순간일수 있지만 거짓으로 비상벨을 누른 당사자의 경우 형사 책임과 혹독한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물어야한다.

우선 <소방기본법>, <형법상 업무방해죄>, <형법상 공무집행방해죄>, <형법상 주거침입죄>를 적용해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있다. <소방기본법>의 경우 화재가 아님에도 허위로 화제신고를 한 경우로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어야한다.

이밖에 공공시설물에 부정행위를 목적으로 들어온 만큼 <형법상 주거침입죄>를 적용한 판례도 있다. <형법상 주거침입죄>는 적용 시 3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형이다.

→ 벌금 및 과태료 : 3,200만원 

또 형사 책임 외 민사상 손해배상 문제도 남아있다.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 청구는 불법행위가 없었더라면 얻을 수 있었던 이익을 기준으로 하고 피해자가 그 내용을 입증하면 가능하기 때문이다.

백화점의 경우, 화재비상벨 작동 시부터 영업 종료까지 시간 동안 얻을 수 있었던 매출액이나 고객 불만 처리비용(교통비 환불 요구 등) 등이 기준이라고 볼 수 있다. 현대백화점 목동점의 경우 일평균 매출은 약 17억원선이지만 고객 불만 처리비용까지 합한다면 금액은 산정불가 수준으로 높아질 수도 있다.

→ 일평균 매출보상 약17억+α (고객 불만 처리 비용)+벌금 및 과태료 : 3,200만원 

#2 휴점일에 특정인에게 문을 열었을 경우…‘약 3천만원‘ 

원래 영업을 하지 않는 날인만큼 가장 저렴한 기회비용이 산출된다. 해당고객들의 쇼핑이 가능토록 판매 대기상태를 유지하는데 들어가는 비용만 산정하기 때문이다. 연인들의 쇼핑인 만큼 식품매장과 가정용품 매장을 제외한 나머지 패션, 잡화 매장만 운영하며 각 매장별 응대인원을 아르바이트 사원으로 대체했을 경우다.

매장별 아르바이트 사원 일당은 약 50,000원 수준으로 현대백화점 목동점내 명품, 여성의류, 남성의류, 스포츠, 잡화 등 439개 매장당 아르바이트 사원 1명이 대기한다고 가정하면 총 인권비는 2,195만원 정도다. 여기에 일평균 수도광열비 970만원를 포함시키는 비용정도가 추가된다.

#3 정상 영업일에 휴점 공고를 내고 특정고객만 받은 경우…‘19억6,150만원’ 

휴점일이 아닌 정상영업일에 ‘특정고객’만을 위해 오픈할 경우 하루 평균 매출을 ‘특정고객’이 부담하는 것은 기본이지만 갑작스런 휴점을 공고해야하는 비용에 백화점을 방문했다가 돌아가는 고객들의 위로비용 등 다양한 비용이 포함될 수 있다.

임시 휴점일을 고지하기 위해 전단 20만부를 발행하고 약 10만명의 고객에게 휴대전화 SMS를 보내며 그럼에도 불구 당일 백화점에 방문하는 고객 2만5천명에게 교통비(위로비용) 1만원을 지급한다고 가정하면 전단발행비용 1천만원(20만부*50원), SMS발송비용 150만원( 10만명*15원), 방문고객 택시비 2억5천만원 (일평균 내점고객 2만5천명 * 교통비1만원) 등 총 2억6천150만원이 추산된다.

여기에 2008년 이 백화 목동점 연간 매출 5,911억원을 영업일 350일로 나눈 일평균 매출 17억원을 더하면 총 19억6천 150만원이 기회비용으로 추산된다. 물론 이 경우에도 고객 불만 비용이 추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비용은 산정불가 수준으로 높아질 수도 있다.

한편 이와 관련해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가수, 스포츠 스타, 영화배우 등 세계 정상급 연예인 내방 시 국내 기획사에서 안전사고 등을 고려 백화점 폐점 후 1시∼2시간 해당 스타를 위한 쇼핑이 가능하냐고 문의하는 경우는 몇 번 있었지만 매번 정중히 거절했다"며 "드라마 속 장면은 판타지일 뿐 실제 진행은 사회정서, 비용, 백화점 이미지 등 여러 요소를 고려했을 때 불가능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