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대형마트·SSM 강제 휴무 전국 시행 첫날 곳곳서 '혼란'

휴무인지 모르고 온 고객들 발걸음 돌려

[재경일보 김유진 기자] 유통산업발전법(유통법) 시행으로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의 강제 휴무가 전국적으로 처음 시행돼 수도권과 지방의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 매장 114개와 롯데슈퍼 등 SSM 334개가 문을 닫은 22일, 곳곳에서 혼란이 벌어졌다.

특히 휴무인지 모르고 매장을 방문했던 고객들이 발걸음을 돌리는가 하면 다른 매장의 위치를 묻는 등의 전화가 빗발쳤다. 또 매장 내 세탁소나 사진관 등에 세탁이나 사진 현상을 맡긴 고객들은 발을 동동 굴리는 모습이 연출됐다.

일부에서는 대SSM이 모두 문을 닫은 여파로 편의점 등에 손님이 몰려 북적거리는 모습이었다.

특히 입정 자영업자와 대형마트나 SSM 납품 농민들은 강제 휴무로 피해를 보게 돼 서민을 위한 정책에 또 다른 서민들이 피해를 보는 상황이 초래돼 대책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휴무인지 모르고 일부 고객들 헛발걸음

서울에서는 대형마트 54개 가운데 자치구 중 대형마트 규제 관련 조례가 제정된 강동·송파·성북·강서·관악구에 있는 이마트 5개(명일·천호·가양·공항·미아점), 홈플러스 5개(강동·강서·월곡·가양·잠실점), 롯데마트 2개(잠실·송파점) 등 12개가 이날 휴무를 했다.

대형마트들은 1주일전부터 매장 내에 안내 포스터를 붙이는 한편 안내방송과 문자 메시지, 홈페이지 안내 등으로 휴무를 예고했지만, 이마트는 이날 오후 3까지 서울 지역에서 휴무하는 5개 매장을 찾았다가 발길을 돌린 도보 고객이 3천500여명, 차량은 2천500대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또 영업을 하는지에 대한 문의 전화도 매장당 700~800건이었다고 덧붙였다.

홈플러스는 강서점에 150여대의 차량이 매장을 찾았다가 주변에서 차를 돌렸다고 밝혔다.

매장 안에 있는 세탁소, 사진관 등에 세탁이나 사진 현상을 맡긴 일부 고객들은 강제 휴무로 인해 세탁물이나 현상된 사진을 찾지 못해 불만을 토해냈다.

롯데마트 광주 첨단점에서는 40대 주부가 아이들 교복을 찾으러 갔다가 의무휴업이라는 안내 문구를 보고 "오늘 교복을 못 찾으면 내일 당장 입고 갈 것이 없다"면서 롯데마트측에 항의전화를 해왔고, 인천 삼산점에서는 30대 후반의 한 고객이 갑자기 열이 나는 아이를 데리고 매장 건물 안의 개인 병원에 진료를 보러 왔지만 매장 휴장으로 병원도 문을 닫아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고 롯데마트는 전했다.

반면, 대형마트면서도 복합쇼핑몰 안에 있어 유통법 규제를 받지 않는 문정동 이마트 가든파이브점 등의 매장은 평소 휴일보다 내장객이 20% 이상 증가했다.

또 '동네슈퍼'가 없는 성북구 길음동 길음뉴타운에는 GS슈퍼 2개와 롯데슈퍼 1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1개 등 SSM이 모두 문을 닫자 우유 등 생활필수품을 편의점에서 구입하려는 고객들이 몰리면서 편의점이 북적대는 모습을 보였다.

◆ 대형마트·SSM 입점 자영업자나 납품 농민들 피해 커져

대형마트나 SSM의 강제 휴무로 인해 임대매장 형태로 입점해 있는 자영업자들이나 신선식품 등을 납품하는 농민들이 피해를 보게 돼 대책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마트 송파점에서 해산물 뷔페를 운영하는 S레스토랑은 가족 내장객이 많은 휴일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일요일 2회 의무휴가로 월 10% 이상의 매출 손실을 걱정하게 됐다.

한 대형마트에 연간 20억원 가량의 채소를 납품하는 C사의 김모 사장도 주말과 휴일 매출이 평일의 4배가 넘지만 강제 휴무로 인해 월 15% 이상의 매출 손실을 불가피하게 됐다. 채소 외에도 유통기한이 짧은 가공식품 등의 피해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홈플러스 전주점에서 임대매장을 운영하는 김 모씨는 "대형마트에 입점해 장사해도 하루가 빠듯한 사람이 많다"면서 "주말에 벌어야 직원들 월급을 줄 수 있는 형편인데 난감하다"고 말했다.

대형마트들이 한꺼번에 문을 닫는 바람에 쇼핑을 볼 수 없게 돼 혼란을 겪은 일부 소비자들은 주말 휴무가 아닌 주중 휴무나 대형마트 순번제 휴무 등을 제안하기도 했다.

◆ 피해자 잇따르면서 강제휴무 실효성에 의문도 제기

소비자들과 대형마트에 입점한 자영업자들과 납품 농민들의 피해가 나타나면서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한 유통법 본연의 목적이 실효적으로 이뤄질지에 대해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홈플러스에 따르면, 이날 휴무를 한 전국 43개 매장의 지난 일요일(15일) 매출액은 146억원이었고 이중 입점 업체의 매출이 20억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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