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여수산단 대림산업 폭발사고… 6명 사망·5명 위독·6명 경상

[재경일보 오희정 기자] 전남 여수산단 내 화학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6명이 숨지고 11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부상자 11명 가운데서 5명은 중상을 입어 위중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행히 나머지 부상자 6명은 다친 정도가 경미해 이날 병원에서 잠시 치료를 받은 뒤 귀가해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고는 폴리에틸렌 원료를 저장하는 사일로(silo·저장탑) 보수 작업 중 안에 있던 분진이나 가스가 폭발해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14일 오후 9시께 전남 여수시 화치동 국가산업단지 내 대림산업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 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났다.

현장에 있던 근로자는 "1차 폭발이 일어나고 곧이어 2차 폭발이 일어나 사일로 안에서 화염이 치솟았다"고 말했다.

지름 3m, 높이 25m 크기의 사일로 안에서 일어난 폭발은 덮개가 날아갈 정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고로 조계호(39), 서재득(57), 김경현, 김종태, 이승필, 백종만(이상 나이 미상)씨 등 6명이 숨졌다.

현장에 있던 근로자 17명 가운데 나머지 11명도 중경상을 입어 광주 전남대병원·굿모닝병원, 여천 전남병원·제일병원, 여수 성심병원 등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들은 얼굴과 목, 가슴 부분에 심각한 화상을 이어 상태가 위중, 화상 치료 전문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지만 치료가 늦어질 경우 생명까지도 위급한 상황이다.

또 화상으로 인해 얼굴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시신이 심하게 훼손돼 수색과 이송 과정에서도 혼선이 빚어져 소방당국과 사측이 발표한 사상자가 몇 차례 수정될 정도로 끔찍한 대참사였다. 사고가 발생한 지 5시간이 지났을 때도 몇명이 숨졌는지 확인하기 힘들 정도로 시신의 훼손 상태가 심각, 사망자 신원 파악에 나섰던 경찰과 민주노총 직원들은 물론 함께 일했던 동료 직원들 조차도 고초를 겪었다.

사상자 가운데 15명은 용접배관 전문회사인 유한기술 소속 근로자들로 사일로 보수 작업을 하고 있었다.

대림산업측은 사일로 안에 있던 분진에 용접 불꽃이 옮겨붙어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측은 매년 1개월간 실시하는 정기 정비계획에 따라 지난 12일부터 공장 가동을 멈추고 정비에 들어갔다.

사측은 사일로 안에 있던 폴리에틸렌을 다른 곳으로 모두 옮겼고 사전 가스 점검에서도 문제가 없다고 밝혔지만, 플랜트건설노조 여수지부 조합원들은 잔류 가스 제거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어 안전 수칙 준수 여부는 앞으로 경찰 수사를 통해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