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에게 닥친 부채의 늪, 올해 780조원 갚아야

CEO스코어, 366개 기업 부채 1년 전보다 80조원 가까이 늘어
조사대상 대기업 부채 1500조원 돌파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재권)는 국내 대기업들이 올해 갚아야할 빚이 780조원으로 집계됐다고 21일 밝혔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대기업의 지난해 유동부채는 779조7천679억원으로 전년(731조3천310억원)보다 6.6%(48조4천368억원) 증가했다.

상환 기간이 1년 이상인 비유동부채가 1년 새 4.2%(30조1천219억원) 늘어난 것과 비교해 유동부채의 증가폭이 커지면서 부채의 질이 나빠졌다는 게 CEO스코어의 설명이다.

유동부채비율도 2019년 52.4%에서 지난해 54.1%로 1.7%포인트 높아져 기업들의 단기 부채 상환 부담이 커졌음을 알 수 있다.

업종별로는 조선·기계·설비의 유동부채비율이 135.1%로 가장 높았고 운송과 상사업종도 100%를 넘었다.

기업별 유동부채 규모는 삼성전자(75조6천44억원), 현대자동차(59조4천595억원), 한국전력공사(25조8천812억원), 기아(21조976억원), LG전자(20조2075억원), 포스코(16조8천550억원) 등의 순으로 컸다.

부채 증가 속도는 자본 증가 속도보다 빨랐다.

같은 기간 이들 기업의 자본은 전년보다 3.3%(46조1692억원) 늘었으며, 부채비율은 105.8%를 기록해 전년(103.7%)보다 높아졌다.

이 영향으로 지난해 대기업의 부채총액은 1천524조5천884억원으로 2019년(1천446조297억원)보다 5.4%(78조5천587억원) 증가했다.

제출하지 않은 기업의 부채까지 포함하면 대기업 부채는 이보다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CEO스코어는 국내 500대 기업 중 지난해 결산보고서를 제출한 366개 기업의 부채 및 유동부채를 전수 조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