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R&D 세계 1위권인데…빈곤·기후 대응은 미흡

음영태 기자

한국이 혁신과 기술 경쟁력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사회적 포용과 환경 분야에서는 여전히 구조적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개발 투자와 보건 서비스 등 핵심 지표는 OECD 최상위권을 기록한 반면, 빈곤 심화와 성별 격차, 기후 대응 지표는 개선이 더딘 ‘이중 구조’가 뚜렷해지며 지속가능발전의 과제로 꼽혔다.

▲ 혁신 역량 세계 최고 수준... 연구개발 투자 OECD 상위권

국가데이터연구원이 30일 발표한 '한국의 SDG 이행보고서 2026'에 따르면, 우리나라 번영(Prosperity) 부문 지표는 전반적으로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다.

2023년 기준 GDP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은 5.0%로 OECD 국가 중 2위를 차지했으며, 인구 천 명당 상근상당 연구원 수는 9.5명으로 OECD 1위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민간 부문이 연구개발비의 76.1%를, 기업체가 연구수행의 79.2%를 담당하며 산업계 중심의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24년 초미세먼지(PM2.5) 오염도는 16µg/m²로 관측 이래 최저치를 기록하며 대기 환경 분야에서도 개선세를 보였다.

국가데이터처
[국가데이터처 제공]

▲ 보건 서비스 질 우수하나 의료 인력 부족 및 지역 격차 지속

'보편적 건강보장 지수(UHC SCI)'는 2021년 기준 89점으로 OECD 평균인 83점을 크게 웃돌며 회원국 중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대부분의 보건 서비스 영역에서 기준치를 넘어서는 우수한 평가를 받았으나, 흡연(70점)과 고혈압(71점) 영역은 보완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반면, 보건의료 인력 확충은 시급한 과제로 꼽혔다. 2023년 인구 천 명당 주요 보건의료 인력은 9.3명으로 OECD 평균인 14.4명에 크게 미달했다. 또한 의사 수 기준 특·광역시(3.4명)와 도 지역(2.1명) 간의 격차가 뚜렷해 지역별 의료 불균형 문제도 확인되었다.

▲ 멈춰선 빈곤 감소세... 노인·여성·장애인 등 취약계층 포용 과제

사회적 포용성을 나타내는 사람(People) 영역에서는 일부 지표가 악화되는 신호를 보였다. 2024년 상대적 빈곤율은 15.3%로 전년(14.9%) 대비 0.4%p 상승하며 개선 흐름이 정체되었다. 이는 OECD 국가 중 9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특히 취약계층의 빈곤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66세 이상 은퇴연령 인구의 빈곤율은 37.7%에 달하며, 그중에서도 여성 은퇴층은 42.7%가 빈곤 상태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장애 인구 빈곤율 역시 35.4%로 비장애 인구보다 약 2.5배 높았다.

빈곤률 추이
[연합뉴스 제공]

▲ 고착화된 성별 돌봄 격차... 여성의 가사 노동 시간 남성의 2.8배

양성평등 분야에서는 법적 기반과 실제 생활 간의 괴리가 나타났다.

한국은 성평등 증진을 위한 법적 기반과 공적생활 영역 점수에서 OECD 상위권을 차지했으나, 고용과 경제적 권리 영역에서는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실제 가사 노동 및 가족 돌봄 시간의 성별 격차는 여전히 컸다. 2024년 기준 여성은 하루 시간의 11.5%를 가사 노동에 사용하는 반면 남성은 4.0%에 그쳐, 여성이 남편보다 2.8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맞벌이 가구에서도 아내의 가사 노동 시간이 남편보다 2.9배 긴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인
[연합뉴스 제공]

▲ 기후 대응 및 생물다양성 보존... 탄소 배출량 상위권 및 보호구역 부족

지구(Planet) 영역에서는 환경 보호를 위한 구조적 노력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한국의 온실가스 총배출량은 2018년 정점 이후 감소 추세에 있으나, 2022년 기준 1인당 배출량은 OECD 회원국 중 5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생물다양성 보호 지표 또한 취약했다. 2024년 기준 한국의 육상·해양 등 중요생물다양성지역 내 보호지역 비율은 전 세계 및 OECD 평균을 모두 밑돌고 있으며, 지정 속도 또한 상대적으로 느린 편으로 조사되었다. 이에 정부는 2030년까지 보호구역 비율 30% 달성을 목표로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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