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유가 급등세가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나오면서 미 정치권에 파장이 일고 있다.
이는 그간의 낙관론에서 후퇴한 것으로, 선거를 앞둔 공화당에 상당한 정치적 부담이 될 전망이다.
▲ 트럼프, 고유가 장기화 가능성 인정… "선거 때까지 비슷하거나 높을 것"
13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즈(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간선거 전까지 휘발유 가격이 하락하기를 희망하면서도, 11월 가격이 "지금과 비슷하거나 조금 더 높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전쟁 초기 유가 상승을 '수주 내 가라앉을 단기적 현상'이라며 과소평가하던 기존 입장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특히 파키스탄에서 열린 이란과의 마라톤 협상이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결렬된 직후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우려를 키웠다.
협상 결렬 소식에 국제 유가는 다시 요동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 또한 유권자들의 기대치를 재설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 공화당 전략가들 "인플레이션 책임론 방어 어려워져"
공화당 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이 당의 선거 전략에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공화당 전략가 더글러스 헤이는 "인플레이션의 책임을 조 바이든 행정부에 전가하려던 전략이 힘을 잃게 됐다"며, 대통령의 발언이 공화당의 '골칫거리'를 키웠다고 분석했다.
통상 유가 상승은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으로 직결된다는 점에서 민주당은 이를 강력한 공격 소재로 활용하고 있다.
켄 마틴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의장은 "선거일까지 고유가를 유지하겠다는 것이 공화당의 대선거 전략이라면 그들은 큰 문제에 봉착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 경제 지표 악화… '단기적 혼란'이라던 백악관 해명 무색
에너지 가격의 충격은 이미 실물 경제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3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3.3%를 기록하며 2월(2.4%)보다 가팔라졌다.
현재 미국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4.13달러로 두 달 만에 1달러 이상 급등한 상태다.
백악관은 이러한 물가 상승을 '단기적 혼란'이라고 규정하며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 참모들에게 "이란이 핵무기를 갖지 못하게 하기 위해 잠시 여행(전쟁)을 떠나야 한다"고 말하며 안보 논리를 앞세워 경제적 희생을 정당화하고 있다.
▲ 경합 지역 의원들 "신속한 전쟁 종식 절실"
재선이 위태로운 경합 지역의 공화당 의원들은 대통령의 발언과 상관없이 유가가 조기에 하락하기를 기대하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미시건주의 톰 바렛 의원은 군사 작전이 장기화되지 않고 신속히 마무리되어야 한다며, 지역의 안정이 곧 유가 하락과 미국의 안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NYT에 따르면 뉴욕주의 마이크 롤러 의원 측 역시 분쟁이 종료되면 유가는 내려갈 것이라며 민심 달래기에 주력했다.
그러나 이란 의회의 모하마드 바케르 갈리바프 의장이 미국의 해상 봉쇄 선언에 맞서 "곧 4~5달러대 기름값을 그리워하게 될 것"이라고 조롱 섞인 경고를 보내면서 유가 불안은 더욱 심화되는 양상이다.
▲ 민주당, '트럼프의 전쟁' 경제 실책으로 규정
민주당은 이번 사태를 트럼프 대통령이 자초한 경제 위기로 몰아세우고 있다.
커스틴 길리브랜드 상원의원은 "트럼프는 서민들의 고통을 알면서도 전쟁을 선택했다"며, 이번 11월 선거가 국가의 방향을 바로잡을 기회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군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본격화될 경우 에너지 수급 불균형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안보를 명분으로 내건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기조가 선거 전까지 경제적 해법을 찾지 못할 경우,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의회 다수당 수성 계획은 중대한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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