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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 도심 뚫린 방공망과 보복의 악순환 속에 무력화된 종전 중재

김영 기자
모스크바 도심 뚫린 방공망과 보복의 악순환 속에 무력화된 종전 중재
©연합뉴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를 포함한 본토 전역에 역대 최대 규모의 드론 보복 공격을 감행하며 전쟁의 국면이 다시 격렬한 확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밤새 556대의 드론을 격추했다고 발표했으나, 방공망을 뚫은 일부 드론이 도심 고층 아파트와 에너지 정제 시설을 타격해 민간인 4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부상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이번 공격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재한 단기 휴전이 종료된 직후 발생한 것으로, 사실상 평화 협상이 결렬되었음을 시사한다.

모스크바 도심이 우크라이나의 대규모 드론 공습으로 인해 전쟁 시작 이후 가장 심각한 수준의 물적·인적 피해를 입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번 공격은 약 1년여 만에 발생한 최대 규모의 모스크바 직접 타격으로, 사망자 4명 중 3명이 수도권에서 발생하며 러시아 내부의 안보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고층 아파트 단지와 주요 기반 시설이 파손되었으며, 특히 석유 및 가스 정제시설 인근 공사 현장에서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해 경제적 타격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번 공습은 지난 15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맹폭하여 27명의 민간인 희생자를 낸 것에 대한 강력한 보복 조치로 풀이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국민의 생명을 앗아간 침략자의 어떤 공격도 응징 없이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하며 이번 대규모 작전을 예고한 바 있다. 프랑스 AFP통신은 러시아 수도권이 과거에도 드론 공격을 받은 적은 있으나, 이번처럼 정밀하게 도심 핵심부를 타격한 사례는 극히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국제사회가 기대했던 전승절 휴전 시도는 양측의 극명한 입장 차이와 고강도 무력 충돌로 인해 사실상 수포로 돌아갔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3일간의 휴전을 중재하며 종전 협상의 물꼬를 트려 했으나, 휴전 기간 직후 양측은 기다렸다는 듯이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동 사태 발발 이후 미국의 외교적 역량이 분산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협상이 동력을 잃고 교착 상태에 빠졌다고 분석했다.

전쟁의 끝이 보인다는 지도자들의 발언과 달리 현장의 화약고는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9일 기자회견에서 전쟁이 막바지에 다다랐다고 주장했으나, 실제로는 키이우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멈추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중국 방문길에 전쟁 해결이 임박했다고 낙관론을 펼쳤지만, 이번 모스크바 피격 사태는 정치적 수사와 전장의 현실 사이에 거대한 괴리가 존재함을 증명한다.

다만 러시아 측은 자국 방공망의 효율성을 강조하며 우크라이나의 공격 시도가 대부분 무위로 돌아갔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500대 이상의 드론을 성공적으로 격추함으로써 국가 안보 시스템이 건재함을 과시하려 노력 중이다. 이러한 주장은 우크라이나의 공격이 심리적 타격 이상의 전략적 승기를 잡기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는 비판적 시각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활용되기도 한다.

향후 우크라이나 전쟁은 에너지 시설을 겨냥한 정밀 타격과 수도권 상호 공습이 반복되는 소모전 양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양측의 보복 악순환이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에 미칠 파장을 경고하며, 국제 유가의 변동성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종전 협상의 재개 여부는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의 중재 의지에 달려 있으나, 당분간은 전선의 긴장감이 최고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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