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기념비적'이라 극찬했던 가자지구 평화 합의가 발표 며칠 만에 이스라엘의 '심각한 안보 우려' 표명으로 좌초 위기에 직면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재무장 가능성을 들며 무장해제 전 가자지구 철군 불가 입장을 미국에 통보, 트럼프 대통령의 선언과 정면 배치됐다.
이스라엘은 현지 시각 8월 2일, 하마스 무장해제 합의에 대해 「심각한 안보 우려」를 미국 측에 공식 전달했다. 이는 지난 7월 30일 트럼프 대통령이 가자지구 평화위원회의 합의를 발표한 이후 이스라엘 당국자의 첫 공식 입장이다.
이스라엘 총리실 도론 스필만 대변인은 「하마스가 진심으로 비군사화하려는 게 아니라 군사력 재건에 주력하고 있다는 게 이스라엘 정보당국의 평가」라며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그는 또한 「무장해제란 무기를 물리적으로 포기하는 것이며 그 이하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은 현재 가자지구 60% 이상을 통제하는 상황에서, 하마스의 완전 무장해제가 이루어지기 전까지 이곳에서 철군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2023년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거론하며, 철군 시 하마스가 테러 인프라를 재건해 이스라엘을 다시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를 분명히 했다.
[사진=연합뉴스]
이러한 이스라엘의 강경한 입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7월 31일 발언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각회의에서 「이스라엘이 아주 마음에 들어 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합의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그러나 불과 이틀 만에 이스라엘이 사실상 합의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자화자찬은 무색해졌다.
하마스 역시 지난 7월 31일 합의 사실을 확인했으나, 이스라엘의 철군을 무장해제의 조건으로 내세워 협상 난항을 예고했다. 이는 이스라엘의 선 무장해제 입장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지점이다.
AP통신이 확보한 합의문에 따르면, 하마스 무기 이관 및 시설 해체는 가자행정국가위원회(NCAG) 도착과 국제안정화군 배치 이후 시작되며 이스라엘의 단계적 철수와 연계된다. 이스라엘의 확고한 안보 우려와 하마스의 조건부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합의 이행은 중대한 기로에 서게 될 전망이다.
이번 합의안의 핵심 쟁점인 '선 철군이냐, 선 무장해제냐'를 두고 양측 입장이 극명하게 엇갈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기념비적'이라 표현한 가자지구 평화 정착 노력은 중대한 기로에 서게 됐다. 이스라엘의 확고한 안보 우려와 하마스의 조건부 입장 속에 향후 평화 중재 과정은 더욱 복잡하고 불확실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