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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전쟁 틈탄 소말리아 해적…아덴만 위협 다시 커졌다

중동전쟁 틈타 다시 고개 든 해적

중동전쟁의 여파로 호르무즈 해협과 페르시아만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된 사이 소말리아·아덴만 해역에서 해적 활동이 다시 증가했다.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의 운항 위험이 커지면서 홍해가 대체 항로로 주목받는 상황에서 해적 위험까지 겹쳐 해상 물류와 에너지 수급에 새로운 불안요인이 등장했다.

[연합뉴스제공]
[연합뉴스제공]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소말리아·아덴만 해역에서 발생한 해적 사건은 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건보다 3배 늘었다. 이 해역에서 해적 사건으로 피해를 본 승선자는 63명으로, 같은 기간 전 세계 해적 사건 승선자 피해 규모의 90%를 차지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전 세계적인 해적 범죄가 감소하는 가운데 특정 지역의 위험만 급격히 커졌다는 점이다. 올해 상반기 전 세계 해적 사건은 3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0건보다 58% 감소했지만, 소말리아·아덴만에서는 오히려 사건이 급증했다.

▲ 전 세계 해적 범죄 줄었는데 아덴만만 급증

올해 상반기 전 세계 선박 피랍 사건은 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건과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발생 지역은 모두 소말리아·아덴만 해역에 집중됐다. 피랍 과정에서 63명의 승선자가 일시적으로 억류되면서 이 지역이 사실상 세계 해적 범죄의 최대 위험지대로 부상했다.

이는 단순히 해적 조직의 활동 증가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현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해운 정보 제공 기관인 발틱국제해운거래소(BIMCO)는 미국 주도의 연합 해군 전력이 중동전쟁으로 분산된 것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그동안 소말리아·아덴만 해역에서는 국제 연합 해군 전력이 해적 활동을 억제하는 핵심 안전판 역할을 했다. 해군 함정의 순찰과 선박 보호 활동이 해적들의 활동 반경을 제한하는 효과를 냈지만, 중동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이러한 억제력이 약해질 가능성이 커졌다.

▲ 호르무즈 우회로 홍해까지 위험해지나

더 큰 문제는 아덴만이 홍해와 연결되는 해상 교통의 핵심 길목이라는 점이다. 호르무즈 해협의 불안이 커질 경우 선박들이 홍해와 수에즈운하를 활용하는 우회 항로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지지만, 이 과정에서 아덴만 해적 위험까지 확대되면 사실상 주요 해상 교통로 상당수가 동시에 불안정해질 수 있다.

해상 운송 차질은 단순한 물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중동산 원유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 자원의 운송이 영향을 받을 경우 국제 유가와 운임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국내 산업계의 원가 부담과 물가에도 연쇄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한국처럼 원유와 주요 원자재의 해외 의존도가 높은 국가에는 해상 교통로의 안정성이 곧 에너지 안보와 직결된다. 호르무즈 해협의 지정학적 위험에 이어 홍해와 아덴만의 해적 위험까지 겹칠 경우 수송 일정 지연과 보험료·운송비 상승 등 복합적인 비용 부담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 청해부대 역할과 해상 안전망 점검해야

우리 해군도 청해부대를 파견해 소말리아·아덴만 해역의 선박 안전과 해적 퇴치에 기여해왔다. 아직 올해 상반기 한국 선박이나 국민이 해적 피해를 본 사례는 없지만, 주변 해역의 위험도가 높아진 만큼 사전 대응 체계를 강화할 필요성이 커졌다.

정부는 해적 위험을 수치화한 해적 위험 지수와 해적 사건의 위치·개요·피해 유형 등을 해양안전종합정보시스템을 통해 제공하고 있다. 위험 지역을 지나는 선사와 선박이 최신 정보를 바탕으로 항로와 운항 계획을 조정할 수 있도록 정보 제공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했다.

이번 해적 사건 급증은 중동전쟁이 전장 주변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해상 안보와 물류망까지 흔들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위험에 대응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홍해와 아덴만까지 연결된 전체 해상 공급망을 하나의 안보 축으로 관리해야 했다.

결국 중동전쟁이 장기화할수록 해적 활동 재개와 해군 전력 분산이라는 2차 위험이 현실화할 가능성도 커졌다. 정부는 에너지 수급과 물류 차질에 대비하는 동시에 청해부대와 국제 해군 협력을 활용해 해상 교통로의 안전망을 촘촘하게 유지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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