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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G20회의 환율문제 각축전 전망

이명박 대통령이 제시한 서울 주요(G20) 정상회의의 4대 의제 중 핵심은 단연 '환율'이다.

지난달 경주에서 열린 G20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에서 환율전쟁을 잠재우기 위한 해법으로 '시장 결정환율제' 도입을 합의했다. 또 선진국은 환율의 과도한 변동성과 무질서한 움직임을 경계한다고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2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공개시장위원회(FOMC) 개최에서 결정되는 미국의 양적완화 움직임을 놓고 일각에서는 환율을 조작하는 것이라는 비판을 내놓는 등 또다시 환율을 둘러싼 갈등이 거세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G20 서울 정상회의에서는 환율 문제를 놓고 각축전이 벌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양적완화는 더이상 정책금리를 낮출 수 없게 된 중앙은행이 채권을 사들여 시중에 직접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이다. 미국은 지난해 3월 금융부실을 진화하려는 목적으로 1조750억달러를 찍어냈다.

2차 양적완화 조치는 경기부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시장에서는 최소 5000억달러에서 최대 4조달러까지 찍어낼 것으로 알려졌다. 신흥국들은 FRB의 국채매입 규모와 정확한 매입 시점, 매입 대상 기간물에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추가 양적완화 조치가 미국이 의도하는 경기부양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지에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양적완화가 증시의 유동성을 부풀려 상품시장의 투기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아울러 달러 약세를 초래하고 또다시 환율전쟁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일본, 신흥국 비롯해 한국 '예의주시'

양적완화를 놓고 일본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양적완화 규모가 클수록 엔화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주 미국 뉴욕시장에서 장중 달러당 80.37엔까지 떨어지면서 붕괴 초읽기에 들어갔다. 엔화가 80.22엔으로 떨어진 것은 15년만에 처음이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가 달러당 80엔선을 방어하기 위해 특단의 조치를 내릴 가능성도 높다. 지난달 30조원대로 양적완화 규모를 늘린데 이어 11월에 추가 완화에 나설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흥국들도 미국과 일본이 시장에 돈을 얼마나 풀 지 주목하고 있다. 단기유동성 자금이 신흥국들로 대거 유입될 경우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투기성 단기자금 유입을 막기 위해 추가적인 자본통제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브라질은 일본은행이 양적완화를 단행하자 외국인 투자에 부과하는 금융거래세를 4% 인상했고, 페루도 외국인 투아 예치금제를 신설했다.

한편 국내에서는 양적완화로 인해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고, 경상수지가 감소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中, “美 경기부양책이 환율 전쟁 일으킬 것” 경고

한편 이날 중국 상무부는 보고서를 통해 "최근 미국의 지속적이고 급격한 환율 절상은 한국, 일본, 대만 등의 국가의 환율 시장 개입을 가져오면서 '통화 전쟁'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미 연준(Federal Reserve)이 달러에 추가적인 약세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는 2차적 양적완화(QE) 정책을 개시하는 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나온 발언으로 주목된다.

중국의 상무부는 또한 미국의 달러 약세가 중국 수출업체들의 수익성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상무부의 이같은 언급 또한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미국 대통령이 9일간의 아시아 순방으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을 제외한 한국과 일본을 비롯한 인도, 인도네시아에서 정치, 경제 정책과 관련 논의를 가질 예정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같은 아시아 순방에 대해 일부에서는 아시아 민주적 연합의 성장을 승인하는 것으로 보기도 한다. 중국이 제외된 까닭은 미국이 중국의 경제적, 정치적, 군사적인 영향력 증대를 의식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현재 중국은 계속 자국의 목소리를 높이며 미국의 추가적인 경기부양이 세계 경제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천데밍(Chen Deming) 중국 상무부 장관은 지난 주, 미 정부의 '통제가 불가능한' 달러 보장이 미국의 수출 부문에 독이 되고 있으며 향후 인플레이션 리스크의 원인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