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신문은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 소식통들을 인용, 유로존 정상들이 지난 7월 그리스에 민간 은행 기여분을 포함해 총 1천90억 유로의 2차 구제금융 패키지를 제공하기로 합의했으나, 실제로는 최소 1천430억 유로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유로존 정상들이 민간 채권 은행들의 그리스 국채 손실(상각)율을 지난 7월 합의한 21%에서 50-60%로 올리려 하고 있지만 은행들은 40% 이하를 고집하고 있으며, 설령 50% 선에서 타결되더라도 그리스 채무는 실질적으론 18%밖에 줄어들지 않는다. 현재 그리스 국채 가운데 유로존 국가 등 공공부문이 약 35%를 갖고 있는데, 유로존 국가 보유 국채는 자국 국민들의 반발이라는 정치적 이유와 법적 절차 등 때문에 현재 상각 대상에서 제외돼 있기 때문이다.
나머지 65% 중에서 29%는 그리스 은행들이, 39%는 주로 다른 유럽 은행들이 갖고 있다. 결국 상각률 50%는 결국 그리스 국채 총액의 39%에 대해서만 적용되는 셈이며, 실질적으로 그리스 채무는 18% 밖에 줄어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욱이 상각률 적용 방식 등을 감안하면 실질적 효과는 더욱 떨어진다. 예를 들어 10년 만기 그리스 국채 1천유로 어치를 보유한 은행은 원래 10년 뒤에 원금 1천 유로와 연 9%의 이자(지난 7월 EU 구제금융 합의 시 정해진 이율)를 더한 총 1천900 유로 25 센트를 받아야 한다. 현재 유로존에서 추진 중인 상각은 이 총액에 대해 적용하는 것이어서 채권 은행은 10년 간 원리금으로 950 유로를 받는다. 원금의 50%인 500유로만 받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이미 그리스는 국내총생산(GDP)의 160%인 채무를 감당 못하고 있으며, 채무 이자와 원금, 당장 필요한 운영자금 등을 위해 계속 빚을 내야 하는 상황이어서 원리금을 이런 식으로만 탕감받으면 빚이 눈덩이처럼 더 불어나 파산할 수 밖에 없다고 이 신문은 지적하고 있다.
따라서 EU 내부에서는 그리스가 자생력을 회복하고 경제를 발전시키면서 빚을 갚아나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선 민간 은행 손실율을 60%로 올리고 상각을 현재의 채무 뿐아니라 이자와 향후 새로 지게 될 채무에 대해서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또 민간 차원 상각 외에 다른 지원책들도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문제는 채권 은행들이 상각률 60%에 `지발적으로' 동의할 가능성이 작고 유로존 정부들이 별도의 추가 지원을 해줄 뾰족한 방안도 현재로선 기대하기 어려운 점이라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