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영은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11일 정부조직 개편안을 둘러싼 여야 대치 정국과 관련, "국민을 위한 정치가 실종됐다"면서 정부조직법의 조속한 통과를 거듭 촉구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새롭게 임명된 장관 13명과 기재·국방부 차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청와대에서 열린 새 정부 첫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새 정부가 출범한 지 보름 만에 오늘에야 첫 국무회의를 열게 됐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연일 전쟁을 위협하고 있는 위기 상황인데 안보 컨트롤타워라고 할 국가안보실장과 국방장관이 공백이고 국정원도 마비상태"라면서 "또 세계경제가 위기 상태인데 경제의 컨트롤타워인 경제부총리도 안 계셔서 정말 안타깝고 국민 앞에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가 국민앞에 앞장설 것이란 말은 무수히 해 왔지만 기득권 싸움 때문에 실종돼 가고 있다. 정치에 묶여 국민을 위한 정치가 실종되어 가고 있다. 과연 정치가 국민 입장에 서있는지 돌아봐야 할 때"라면서 "국민과 나라의 앞날에 중대사가 아닌 서로의 견해차와 시각차는 이제 내려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치란 건 국민을 위해 있는 것이다. 나라와 국민을 위해 하루속히 정부조직법을 통과시켜 달라"고 다시 한 번 촉구했다.
박 대통령은 이와 함께 "각 부처에 예산 낭비가 없도록 일체 점검하고 대형 국책사업들에 대해서도 제대로 점검해 달라"며 4대강 사업을 언급, "지난 1월 감사원이 4대강 사업에 대해 감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고 국회에서 4대강 수질개선사업 입찰 비리 의혹에 대한 감사요구안을 통과시켰다. 예산 낭비와 국민적 의혹이 없도록 철저히 점검해 앞으로 예산 낭비가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선 후보 시절 검증 필요성을 제기하기는 했지만 당선 이후에는 언급을 삼갔던 박 대통령이 이명박 정부가 최대 치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4대강 사업에 대한 점검 필요성을 직접 거론, 이 문제가 전·현 정권간 갈등으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또 "국민의 행복을 위해 국민에게 약속한 복지정책들은 반드시 실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복지공약 실천 의지를 강조했다.
이어 "개인투자자들을 절망으로 몰아넣고 막대한 부당이익을 챙기는 각종 주가조작에 대해 상법위반사항과 자금의 출처, 투자수익금의 출구, 투자경위 등을 철저히 밝혀서 제도화하고 투명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와 함께 "새 정부가 이런 막중한 과제들을 잘 해내려면 인사가 중요하다"면서 "각 부처 산하기관과 공공기관에 대해 앞으로 인사가 많을 텐데 새 정부의 국정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으로 임명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말해 앞으로 산하·공공기관에서의 '대대적 물갈이'를 예고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편, 이날 국무회의에는 박원순 서울시장도 참석, "첫 국무회의이고 축하도 드릴겸 왔다"며 박 대통령과 인사를 나눠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