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외교적 수단을 이용하든, 군사적 수단을 이용하든 우크라이나에서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피력했다고 엘리제궁 관계자 밝혔다.
보도 관행에 따라 이름을 밝히지 않은 이 관계자는 마크롱 대통령이 이날 푸틴 대통령과 전화 통화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탈나치화'와 '중립화'라고 부르는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의지가 결연하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아울러 러시아가 2014년 강제로 병합한 크림반도를 러시아 영토로 인정하는 것은 물론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와 루한스크(루간스크) 독립도 인정하라고 요구했으나, 엘리제궁 관계자는 "우크라이나인들을 위해 용납할 수 없는 요구"라고 선을 그었다.
엘리제궁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국제법에 따라 민간인을 위협해서는 안 된다는 마크롱 대통령의 지적에 러시아군은 그런 적이 없다고 부인했고, 마크롱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군이 민간인을 위험에 빠뜨렸다고 믿을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 마크롱 대통령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를 공격한 것을 문제 삼자 푸틴 대통령은 "원전을 공격할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하며 원전을 보호할 수 있도록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기준을 맞출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러시아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마크롱 대통령과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원전 안전 문제를 논의할 IAEA 측의 3자 회담 제안이 유용하다며 러시아, 우크라이나, IAEA 간 3자 회담의 제3국 개최에 동의했다고 밝혔다고 스푸트니크 통신이 보도했다.
다만, 회담 장소를 우크라이나 체르노빌로 하자는 IAEA 측의 제안과 달리 푸틴 대통령은 회담을 온라인으로 진행하거나 제3국에서 하자고 역제안했다고 크렘린은 덧붙였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은 체르노빌 원전과 자포리자 원전 등을 장악했다.
자포리자 원전 장악 과정에서는 포격으로 원전 단지에서 불이 나기도 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요청으로 105분간 이어진 이날 통화는 러시아가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푸틴 대통령과 가진 네 번째 통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