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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내수 둔화…수출 회복세로 경기부진 완화"

최근 우리나라 경제가 내수 둔화에도 수출 회복세가 지속되면서 경기 부진이 완회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발표한 '2월 경제동향'에서 고금리 기조가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면서 민간소비와 투자 부진이 지속되고 있으나 반도체 경기 반등에 따른 수출 회복세로 경기 부진이 완화됐다며 수출과 내수 사이에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와 같은 내수와 수출 경기의 격차는 생산 부문에도 반영돼 서비스업과 건설업은 둔화된 반면, 제조업은 회복세를 보였다고 KDI는 평가했다.

수출은 반도체와 자동차를 중심으로 회복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고 봤다.

1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8.0% 증가해 직전 달(5.0%)보다 증가 폭이 커졌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대부분의 품목이 증가로 전환되며 전월의 양호한 흐름을 이어갔다.

반도체는 전월 21.7%에서 56.2%로 급증했으며 자동차는 17.9%에서 24.8%로 증가했다.

무역수지는 44.6억달러에서 3.0억달러로 흑자폭이 전월에 비해 축소되었으나, 이는 주로 계절성에 기인한 것으로 전년동월(-126.6억달러)에 비해서는 크게 증가했다고 KDI는 분석했다.

제조업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생산과 출하의 증가세가 확대되고 재고는 감소하는 등 회복세를 지속했다.

수출 출하는 15.5%에서 22.1%로 증가세는 확대됐으며 내수 출하는 -0.5%에서 -3.9%로 감소폭이 커지면서 제조업 내에도 수출과 내수의 격차가 나타났다.

내수는 고금리 기조 영향으로 작년 12월부터 석 달째 둔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상품 소비가 감소하고 서비스 소비 증가세가 둔화되는 등 소비 부진이 이어졌다.

상품 소비를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지난해 12월 1년 전보다 2.2% 감소했다. 국내 승용차(-9.7%), 의복(-6.7%), 음식료품(-5.2%) 등 다수의 품목에서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서비스 소비는 해외관광과 밀접한 운수업이 높은 증가세를 유지했으나 이를 제외한 대다수의 업종에서 부진해 미약한 증가세에 머물렀다.

설비투자는 고금리 기조 장가화에 전반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지속했다.

12월 설비투자는 -11.9%에서 -5.9%로 반도체 관련 투자 부진이 다소 완화되었으나, 여전히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반도체 생산과 출하가 개선되고 재고가 전월 대비 20.9% 줄면서 반도체 투자와 관련된 특수산업용기계(-25.2% → -11.2%)의 감소폭은 일부 축소됐다.

그러나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 이후 위축된 자동차(-10.3%)를 중심으로 운송장비(-2.2%)가 감소세를 지속한 가운데, 기계류(-7.1%)도 부진했다.

사람

건설투자도 주거용 건축을 중심으로 둔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작년 12월 건설기성(불변)은 부진했던 주택착공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전월(2.2%)보다 낮은 1.2%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2년 연속 감소한 주택착공의 영향이 가시화되며 건축부문(-2.2%)이 감소로 전환되었으며, 토목부문(1.1%)도 미약한 증가세에 그쳤다.

KDI는 이러한 내수와 수출 경기의 격차가 생산 부문에도 반영되고 있다고 봤다. 서비스업과 건설업은 둔화했지만, 제조업은 회복세를 보인다는 것이다.

기업경기실사지수도 비제조업 업황 전망 심리지수는 하락했으나 제조업 업황 전망 심리지수는 완만한 개선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내수가 둔화하면서 물가 상승을 억제하는 효과를 보였다.

1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8% 올랐다. 6개월 만에 2%대로 내려왔다.

근원물가 상승폭은 전월 2.8%에서 2.5%로 축소되는 가운데 기대인플레이션율도 하락 추세를 보이며 물가상승세의 둔화 흐름을 유지했다.

다만 중동지역의 분쟁이 향후 유가 상승, 운송 차질 등의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KDI는 내다봤다.

서비스업의 취업자 수 증가폭이 점진적으로 축소되고 실업률이 상승하는 등 높았던 고용 증가세가 서서히 조정되는 모습이라고 KDI는 평가했다.

12월 취업자 수는 제조업과 건설업의 부진 완화에도 불구하고, 서비스업 증가세 둔화에 주로 기인하여 전월(27.7만명)과 유사한 28만 5천명이었다.

계절조정 고용률이 하락하고 실업률이 상승하는 등 노동수요 증가세가 완만하게 조정되고 있다고 KDI는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