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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투자금 마련 위해 마약 피의자 비호

이겨례 기자
코인 투자금 마련 위해 마약 피의자 비호
©연합뉴스

 

관세청 소속 특별사법경찰관이 마약 밀수 및 관세법 위반 피의자들로부터 수사 무마를 대가로 억대 뇌물을 수수해 재판에 넘겨졌다. 가상화폐 투자금 마련을 목적으로 피의자들에게 접근해 불구속 수사를 약속한 이번 사건은 특별사법경찰에 대한 사법 통제의 취약성을 여실히 드러냈다. 검찰은 직접 수사를 통해 당초 고발된 혐의 외에 대규모 추가 여죄를 밝혀내고 뇌물 공여자들과 함께 수사팀장을 구속기소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이상혁 부장검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등의 혐의를 적용해 관세청 서울세관 전 수사팀장인 49세 A씨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사건은 국가 수사권을 위임받은 특별사법경찰관이 개인의 사익을 위해 범죄 피의자와 결탁한 전형적인 권력형 비리로 규정된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마약 밀수 사범과 관세법 위반 사범 등 총 5명으로부터 수사상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합계 1억 4,500만 원의 금품을 수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초 이 사건은 관세청이 A씨가 의류수입업자에게 5,000만 원을 요구했다는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면서 시작되었으나, 검찰은 사건의 중대성을 인지하고 직접 수사에 착수하여 훨씬 더 광범위한 범죄 행위를 포착했다.

▲ 가상화폐 투자금 마련 위한 전방위적 수사 비리 실태

검찰의 상세 수사 결과에 따르면 A씨가 범행을 저지른 핵심 동기는 가상화폐 투자금 마련이었다. 수사팀장이라는 직위를 이용해 피의자들의 심리적 약점을 공략하고 이를 금전적 이득으로 연결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2026년 2월 27일 특가법상 뇌물 혐의로 처음 구속기소된 이후에도 검찰의 끈질긴 여죄 수사가 이어졌으며, 압수수색과 금융계좌 추적을 통해 A씨가 실제 뇌물을 받고 수사상 편의를 봐준 구체적인 정황들이 속속들이 밝혀졌다. 특히 A씨는 수사 과정에서 습득한 정보를 바탕으로 코인 투자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피의자뿐만 아니라 그들의 가족에게까지 접근하는 대담함을 보였다.

A씨의 범행은 2023년 하반기부터 2024년 중반까지 집중적으로 이루어졌다. 2023년 9월에는 코카인 밀수 혐의를 받는 피의자로부터 불구속 수사를 약속하며 5,000만 원을 받아냈고, 이어 2024년 1월에는 합성대마 밀수 혐의 피의자에게 동일한 명목으로 5,000만 원을 추가로 수수했다. 마약 밀수라는 중대 범죄를 수사해야 할 책임자가 오히려 피의자의 방패막이 역할을 자처하며 억대 자금을 챙긴 셈이다. 이러한 행위는 국가의 마약 근절 의지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행위이자 사법 질서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 비위로 간주된다.

▲ 마약 피의자 상대 불구속 및 사건 무마 약속의 막전막후

범행의 수법은 매우 위압적이고 기만적이었다. A씨는 피의자들에게 마약 밀수는 구속이 원칙인 중대 범죄라는 점을 강조하며 공포심을 유발한 뒤, 자신에게 현금을 주면 사건을 아예 종료해주겠다거나 불구속 상태를 유지해주겠다는 감언이설로 유혹했다. 2023년 12월에는 합성대마 매매 혐의를 받는 피의자와 그 모친을 상대로 사건 무마 대가 2,000만 원을 받아냈으며, 2024년 5월부터 8월 사이에는 의류수입업자들에게 수억 원의 세금과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고 압박하여 2,500만 원을 갈취하듯 수수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특히 대학교수인 피의자의 배우자가 입건되지 않게 해주겠다는 식의 제안은 공직자로서의 윤리 의식이 완전히 마비되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검찰은 이번 기소와 함께 A씨에게 뇌물을 건넨 피의자들도 뇌물공여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또한 A씨가 서울세관 수사팀장으로 재직하던 기간에 담당했던 다른 사건들에 대해서도 광범위한 전수 조사를 검토하고 있다. 추가적인 계좌 거래 내역 분석을 통해 드러나지 않은 여죄가 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개인 비리를 넘어 세관 내부의 수사 시스템 자체에 결함이 없었는지 확인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 특별사법경찰 사법 통제 약화에 따른 제도 개선 목소리

이번 사건은 최근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통과된 공소청 설치법안과 맞물려 상당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2026년 3월 2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이 법안은 검사의 특별사법경찰에 대한 지휘 및 감독권 폐지를 골자로 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번 사건의 내사 결과보고서에 관세포탈 혐의 수사 사실이 전혀 기재되지 않았고, 사건이 검찰에 보고되지 않은 채 자체적으로 종결되었다는 점을 강력히 지적했다. 즉, 특사경이 독자적으로 사건을 덮으려 할 경우 검찰이 이를 인지하거나 통제할 방법이 현재 시스템상으로는 전무하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특사경 수사권의 적정한 행사를 감시하고 견제할 사법적 장치가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소청법 시행으로 인해 향후 특사경에 대한 사법 통제가 더욱 약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제2의 A씨 사태를 막기 위한 제도적 설계가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이번 사건은 수사기관 간의 권한 조정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치안 및 사법 공백'과 '부패 사각지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남게 되었다. 검찰은 향후 제도 설계 과정에서 특사경에 대한 실질적인 사법적 감시 체계가 반영될 수 있도록 유관 기관과 논의를 지속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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