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하는 순간 집이 사라진다.
서울 아파트 전세시장이 선택의 여유를 잃고 순발력 게임으로 변질되고 있다. 2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만5389건으로 1년 전(2만8139건) 대비 45.4% 급감했다.
지하철 4호선을 타고 출근하는 직장인 김모씨(34)는 "성북구 길음동 아파트를 2주 전 5억2000만원에 봤는데, 망설이다 다시 연락하니 6억3000만원으로 올랐다"며 "결국 계약금 즉석 입금으로 겨우 계약했다"고 토로했다.
매물 고갈은 실거주 지역일수록 심각하다. 성북구 88.6%, 중랑구 85.4%, 노원구 83.8%가 사라진 반면 강남구는 22.3% 감소에 그쳤다.
갱신계약 비중이 51.4%로 급증한 것이 주요 원인이다. 2023년 30%대였던 갱신계약이 올해 3월 과반을 넘어서면서 신규 매물 공급이 구조적으로 차단됐다.
이로 인해 전세(0.56%)와 월세(0.60%) 임대료가 3월 누적 기준으로 동반 상승했다. 전세 품귀로 월세 수요가 늘면서 전월세 상승의 연쇄고리가 형성된 것이다.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더 이상 가격 협상이 통하지 않는다"며 "마음에 드는 매물이 있으면 당일 계약금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시간이 돈을 이기는 시장"으로 변한 서울 전세시장의 냉혹한 현실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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