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미중 정상회담의 최종 의제 조율을 위해 방한한 양국 고위급 인사를 잇달아 접견하며 실용 외교의 성과를 구체화한다. 미국과는 마스가(MASGA) 프로젝트와 핵추진잠수함 도입을, 중국과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 복원을 핵심 과제로 논의한다. 이번 연쇄 접견은 한국이 미중 갈등의 중재지 역할을 수행하며 외교적 위상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13일 청와대에서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와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을 차례로 만나 미중 정상회담 전 사전 협의를 진행한다. 오전 9시 30분 허 부총리와의 면담을 시작으로 10시 30분에는 베선트 장관과의 접견이 예정되어 있다. 이번 일정은 양국 대표가 베이징 정상회담에 앞서 한국에서 의제를 최종 조율한다는 점에서 외교적 함의가 크다.
미국 측과는 경제 안보와 국방 분야의 핵심 현안을 집중적으로 다루며 한미 동맹의 결속력을 재확인할 방침이다. 이 대통령은 베선트 장관에게 한국 정부의 대미 투자 약속인 마스가(MASGA) 프로젝트의 차질 없는 이행 의지를 강조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합의한 핵추진잠수함 도입 등 안보 관련 사항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미 행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이끌어내는 데 총력을 기울인다. 마스가 프로젝트는 한국 기업들의 대규모 대미 투자 계획을 포괄하는 상징적 협력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중국 측과는 한동안 경색되었던 관계를 복원하고 수평적·호혜적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데 주력한다. 이 대통령은 허 부총리에게 중국이 한국의 핵심적인 '전략적 협력 동반자'임을 명시하고 경제적 실리를 도모하는 외교 노선을 제시한다. 침체되었던 양국 간 문화교류 확대 방안을 논의함으로써 민간 부문의 협력 물꼬를 다시 트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동북아시아의 평화 유지와 경제적 안정을 위한 한국의 주도적 역할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미중 양국 대표가 정상회담의 전초 기지로 한국을 선택한 배경에는 현 정부의 실용 외교 노선에 대한 신뢰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베선트 장관과 허 부총리는 이 대통령 접견을 마친 뒤 인천국제공항 등지에서 만나 이튿날 베이징에서 열릴 정상회담 의제를 최종 조율한다. 이는 한국이 미중 사이의 전략적 완충지대이자 신뢰할 수 있는 협상 장소로 부상했음을 시사한다. 제3국인 한국에서 사전 협의를 진행하는 것은 국제 외교 관례상 매우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정부는 이번 연쇄 접견을 통해 지난해 출범한 새 정부의 외교적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고 자평하는 분위기다. 미국과는 흔들림 없는 안보 신뢰를 구축하는 동시에 중국과는 실질적인 경제 협력을 복원하는 투트랙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청와대 관계자는 "미중 양국이 한국을 사전 협의 장소로 택한 것은 우리 정부의 외교적 중재 역량을 높이 평가한 결과"라고 설명한다. 이는 한국의 지정학적 가치가 단순한 주변국을 넘어 핵심 조정자로 격상되었음을 의미한다.
다만 미중 간의 전략적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한국이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에만 기대어서는 안 된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양국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반도체 공급망이나 대만 문제 등 민감한 현안에서 한국의 입지가 좁아질 위험성도 상존한다. 기계적 중립을 넘어선 정교한 국익 중심의 외교 전략이 지속적으로 요구되는 시점이다. 전문가들은 미중 갈등의 파고 속에서 한국의 자율성을 확보하는 것이 향후 과제라고 지적한다.
한 외교 안보 전문가는 "미중 고위급 인사가 서울에서 만나는 것 자체가 한국의 외교적 레버리지가 강화되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다"라고 평가한다. 그는 이어 "단순한 장소 제공을 넘어 한국의 국익을 의제에 반영시키는 고도의 협상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인다. 이러한 전문가의 견해는 한국이 국제 사회에서 단순한 중재자를 넘어 의제 설정자(Agenda Setter)로 나아가야 함을 시사한다.
향후 정부는 미중 정상회담의 결과를 면밀히 분석하여 한반도 정세와 경제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는 후속 조치에 착수할 예정이다. 특히 미국과의 방산 협력과 중국과의 시장 개방 확대 사이에서 실익을 극대화하는 균형 잡기가 핵심 과제로 남는다. 이번 서울 회동이 동북아시아의 긴장 완화와 한국의 경제 영토 확장으로 이어질지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미중 양국과의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며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행보를 지속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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