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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8,200선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 경신했으나 반도체 쏠림과 외국인 이탈에 변동성 확대

정휘 기자
코스피 8,200선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 경신했으나 반도체 쏠림과 외국인 이탈에 변동성 확대
©연합뉴스

 

코스피가 반도체 대형주 중심의 강한 매수세에 힘입어 8,20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다시 한번 갈아치웠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나란히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으나, 외국인은 14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가며 장 막판 이탈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장 전체적으로는 상승 종목이 75개에 불과한 극심한 쏠림 현상이 나타났으며 코스닥은 오히려 3% 넘게 급락하며 양극화가 심화되었다.

국내 증시의 이정표인 코스피 지수가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감과 수급 쏠림 현상 속에 역사적인 고점을 경신하며 8,200선에 안착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81.19포인트(2.25%) 오른 8,228.70으로 장을 마감하며 전날 기록한 최고치를 하루 만에 다시 넘어섰다. 지수는 개장 직후부터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며 한때 8,457.09까지 치솟아 장중 첫 8,400선 고지를 밟기도 했다. 급격한 지수 변동으로 인해 오전 9시 6분경에는 프로그램 매수 호가의 효력을 일시 정지하는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등 시장의 열기는 뜨거웠다.

뉴욕 증시에서 불어온 반도체 훈풍이 국내 시장의 대장주들을 자극하며 지수 상승의 결정적 도약대가 되었다. 간밤 미국 시장에서는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투자은행의 목표주가 상향 조정에 힘입어 19.3% 폭등하며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에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5.53% 강세를 보였고 나스닥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기술주 중심의 랠리가 이어졌다. 이러한 대외적 환경은 국내 반도체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투자 심리를 극대화하는 촉매제로 작용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날 나란히 신고가를 경신하며 국내 증시의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했다.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2.68% 상승한 30만 7,000원으로 마감하며 30만 원 시대의 문을 열었으며 장중에는 32만 3,0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SK하이닉스의 상승세는 더욱 가팔라 전 거래일 대비 9.31% 폭등한 224만 3,000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장중 한때 14.91%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도체 대형주의 이 같은 강세는 이날 상장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로의 자금 유입과 맞물려 매수세의 폭발적 증가를 불러왔다.

수급 측면에서는 개인과 기관이 지수 상승을 지지한 반면 외국인은 여전히 보수적인 태도를 견지하며 시장을 압박했다. 개인 투자자와 기관은 각각 4,034억 원과 1,896억 원을 순매수하며 장 후반 지수 방어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개인은 장 초반 순매도를 나타내다 장 후반 매수 우위로 전환하며 시장의 변동성을 받아내는 역할을 수행했다. 반면 외국인은 장중 한때 순매수를 기록하며 기대감을 높였으나 장 막판 매도 물량을 쏟아내며 결국 4,597억 원의 매도 우위로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외국인은 14거래일 연속 '팔자' 기조를 이어가며 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남게 되었다.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시장 내부를 들여다보면 대다수 종목이 소외되는 극심한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관찰되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상승한 종목은 단 75개에 그친 반면 하락한 종목은 826개에 달해 지수 상승의 온기가 시장 전체로 확산되지 못했음을 시사했다. IT 서비스와 전기·전자 등 반도체 관련 5개 업종만 강세를 보였을 뿐 건설, 의료·정밀기기, 금속 등 대다수 업종은 3%에서 6%대의 급락세를 보였다. 이러한 쏠림 현상은 특정 대형주에만 자금이 몰리는 시장의 기형적 구조를 여실히 드러냈다.

유통 및 자동차 등 기존 주도주 그룹 내에서도 개별 악재와 수급 이탈에 따른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현대차는 1.16% 하락했으며 LG에너지솔루션은 4.01% 급락하며 시가총액 상위권 내에서도 명암이 갈렸다. 특히 스타벅스코리아 마케팅 논란에 휩싸인 이마트는 그룹 총수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증권가의 목표가 하향 조정이 잇따르며 4.96% 하락 마감했다. 불매 운동의 실질적 영향이 실적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투자자들의 매도 심리를 자극한 결과로 풀이된다.

코스닥 시장은 유가증권시장과는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며 투자자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9.39포인트(3.36%) 내린 1,133.13으로 장을 마감하며 하락 전환 이후 낙폭을 키웠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671억 원과 5,518억 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고 개인만이 6,425억 원을 순매수하며 하방을 지지했다.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 등 이차전지 관련주를 비롯한 주요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대부분 약세를 보이며 코스피의 반도체 랠리와 대조를 이뤘다.

시장 전문가들은 현재의 지수 상승이 펀더멘털의 전반적 개선보다는 특정 섹터에 집중된 수급의 결과라는 점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출시되면서 시장의 관심이 극도로 집중된 측면이 있다"며 "미국 증시의 반도체 급등세가 긍정적 영향을 미쳤으나 시장 전체의 건전한 상승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VKOSPI는 지수 상승에도 불구하고 이틀 연속 상승하며 70.78을 기록해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가 고조되고 있음을 증명했다.

향후 증시는 반도체 중심의 독주 체제가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와 외국인의 귀환 여부에 따라 방향성이 결정될 전망이다. 외국인의 14거래일 연속 순매도는 한국 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매력도 하락보다는 포트폴리오 재편 과정에서의 물량 출회로 해석될 여지가 있으나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 또한 지수만 오르고 종목은 떨어지는 쏠림 현상이 심화될 경우 개인 투자자들의 상대적 박탈감과 시장의 변동성 확대는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될 것이다. 투자자들은 지수의 화려한 숫자에 현혹되기보다 개별 종목의 실적과 수급 흐름을 면밀히 살피는 보수적인 접근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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