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박나래 매니저 신상정보 무단 유출 의혹 전 연인 무혐의...경찰 "증거 불충분 불송치"

이겨례 기자
박나래 매니저 신상정보 무단 유출 의혹 전 연인 무혐의...경찰
©연합뉴스

 

방송인 박나래 씨 매니저들의 개인정보를 경찰에 무단 제공한 혐의로 고발된 전 남자친구 A씨가 증거 부족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피해자들이 수사기관의 연락을 회피하며 진술을 거부하고 있어 범죄 혐의를 입증할 수 없다는 이유로 사건을 불송치 종결했다. 이번 사안은 자택 절도 사건의 범인을 찾는 과정에서 발생한 과잉 수집 의혹이 법적 처벌로 이어지지 못한 사례로 남게 되었다.

방송인 박나래 씨의 매니저 신상정보를 당사자 동의 없이 경찰에 넘긴 혐의를 받던 전 남자친구 A씨가 수사기관으로부터 최종적으로 면죄부를 받았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A씨에 대해 혐의없음 결론을 내리고 지난 18일 사건을 불송치하기로 결정했다. 경찰은 A씨가 매니저들의 개인정보를 수사기관에 전달한 사실 자체는 인정했으나 이를 범죄로 규정할 만한 고의성이나 위법성을 확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번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4월 박 씨의 서울 용산구 자택에서 발생한 수천만 원 상당의 금품 도난 사건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박 씨는 집 안에 보관 중이던 고가의 물품들이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 수사기관에 정식으로 피해 신고를 접수했다. 수사 초기 단계에서 박 씨와 당시 연인이었던 A씨는 외부인의 침입 흔적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을 근거로 내부 관계자에 의한 소행 가능성을 강하게 의심했다.

전 남자친구 A씨는 도난 사건의 진범을 가려내겠다는 명분으로 박 씨를 돕는 과정에서 매니저들의 개인정보를 직접 수집하기 시작했다. A씨는 매니저들에게 보험에 가입해주겠다는 구실을 내세워 성명과 주민등록번호 등 민감한 신상정보를 요구하여 받아낸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A씨는 확보한 매니저들의 정보를 경찰에 제출하며 이들에 대한 집중적인 수사를 요청하는 방식으로 개인정보를 활용했다.

고발인 측은 A씨가 정당한 수집 목적을 속이고 기망 행위를 통해 얻은 정보를 수사 자료로 임의 활용한 점이 명백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라고 주장해 왔다. 타인의 민감 정보를 본래 목적과 다르게 제3자에게 제공하거나 수사기관에 넘기는 행위는 엄격한 법적 절차를 준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매니저들로부터 사전에 충분한 동의를 구한 뒤 정보를 받은 것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변명을 유지했다.

경찰은 불송치 결정서를 통해 A씨의 행위가 법적 처벌 대상에 해당할 만큼의 범죄 구성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명확히 적시했다. 결정서에 따르면 A씨는 피해자의 동의를 구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를 반박할 만한 피해자들의 구체적인 진술이 확보되지 않았다. 특히 피해 당사자인 매니저들은 수사기관의 거듭된 출석 요구와 연락을 회피하며 사건에 대한 진술 자체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범죄 혐의를 객관적으로 입증할 결정적인 진술이나 물증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경찰은 더 이상의 수사를 진행할 실익이 없다고 보았다. 경찰 관계자는 "A씨의 혐의를 뒷받침할 증거가 전무한 상황에서 해당 행위를 지시하거나 방조한 인물을 찾아 처벌하는 것 역시 법리적으로 성립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피해자들이 처벌 의사를 명확히 밝히지 않으면서 이번 사건은 증거 불충분에 따른 무혐의로 일단락되었다.

반면 박 씨 자택에서 발생한 실제 절도 사건의 진상은 당초 A씨가 의심했던 내부 소행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밝혀진 바 있다. 경찰의 정밀 수사 결과 박 씨 및 매니저들과는 아무런 연고가 없는 30대 남성 전과자가 담을 넘어 침입해 금품을 훔친 진범으로 특정되었다. 해당 남성은 지난달 16일 법원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이 최종 확정되면서 매니저들에 대한 의심은 근거 없는 해프닝이었음이 증명되었다.

일부 법조계와 시민사회에서는 수사 과정에서 무고한 주변인을 범죄자로 몰아세우며 개인정보를 무분별하게 수집한 행태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사적인 의심을 해소하기 위해 타인의 주민등록번호를 기망의 방법으로 수집하는 행위는 헌법상 보장된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법적으로는 피해자의 고소 의지가 없어 처벌을 면했으나 이러한 행위가 정당화될 수는 없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개인정보보호법은 정보 주체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이 최우선이지만 수사 협조라는 공익적 명분이 결합될 경우 법적 판단이 매우 까다로워진다"는 전문가의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사적 복수나 근거 없는 추측을 바탕으로 한 정보 수집이 법적 면죄부를 받는 사례가 반복될 경우 개인정보 보호 체계가 무너질 수 있음을 경고했다. 이는 향후 유사한 사례에서 수사기관이 정보의 수집 경위와 동의의 자발성을 더욱 엄격하게 검증해야 할 이유로 지목된다.

이번 무혐의 처분으로 박 씨와 전 연인을 둘러싼 법적 공방 중 하나는 마침표를 찍었으나 무분별한 의심이 남긴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을 전망이다. 연예인이라는 직업적 특수성으로 인해 발생하는 주변인과의 신뢰 관계 훼손은 단순한 금전적 피해를 넘어선 사회적 비용을 초래한다. 향후 연예계 내에서의 개인정보 관리 매뉴얼을 재점검하고 수사 협조 과정에서의 적법 절차를 준수하려는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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