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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엔비디아 AI 칩 우회 수출 차단 나서

장선희 기자

미국 정부가 중국 기업의 해외 자회사를 통한 AI 반도체 우회 확보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에 나섰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새로운 지침을 통해 중국 본사를 둔 기업이 해외에 위치하더라도 고성능 AI 칩 수출 시 동일한 규제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엔비디아의 최신 블랙웰(Blackwell) 칩과 같은 최첨단 반도체가 규제를 피해 중국계 기업으로 유입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 “말레이시아 경유” 우회 수출 의혹 현실화

이번 조치는 기존 규제의 허점을 보완하는 성격이 강하다. 그동안 중국 AI 기업의 해외 자회사가 말레이시아 등 제3국을 거점으로 고성능 칩을 확보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돼 왔다.

워싱턴에서 회람된 내부 문건에는 “사실상 물꼬가 열려 있었다”는 표현까지 담긴 것으로 전해지며, 규제 공백이 상당 기간 방치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실제 유출 규모가 수십만 개 수준에 이를 수 있다는 추정도 나온다.

▲ “해외 자회사도 동일 규제”…라이선스 적용 확대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이번 지침을 통해 중국 본사를 둔 기업이라면 해외 법인이라도 동일하게 수출 라이선스를 요구하겠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정부는 이번 조치가 새로운 규제가 아니라 2023년부터 적용된 통제 기준을 명확히 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핵심은 ‘법인 위치’가 아니라 ‘지배 구조’를 기준으로 규제를 적용하겠다는 데 있다.

▲ 엔비디아 “영향 제한적”…기존 규제 이미 적용

엔비디아 측은 이번 조치가 자사 사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이미 상무부로부터 별도의 서한을 통해 해당 칩 수출에 라이선스 요건이 적용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AMD 등 다른 반도체 기업들은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아 향후 업계 전반에 미칠 파장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엔비디아
[EPA/연합뉴스 제공]

▲ 규제 허점 여전…TSMC 검증 의무는 제외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허점이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TSMC 등 파운드리 기업이 고객사의 최종 사용처를 추가로 검증해야 하는 의무는 이번 지침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중국계 ‘우회 법인’이나 프런트 기업을 통한 접근 가능성은 완전히 차단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 AI 패권 경쟁 심화…글로벌 공급망 긴장 확대

이번 조치는 미국이 중국의 AI 기술 발전을 견제하기 위해 반도체 공급을 통제하는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 AI 인프라의 핵심인 고성능 칩 확보를 제한함으로써 기술 격차를 유지하려는 의도다.

다만 데이터센터에서 이미 사용 중인 칩이나 서버 운영에 대한 제한은 포함되지 않아, 기존 인프라에는 즉각적인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번 조치는 ‘완전 차단’보다는 ‘우회 경로 축소’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과 AI 산업 전반의 긴장도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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