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초등학교 교사 10명 중 7명이 이주배경학생 급증에 따른 교육 현장의 준비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언어 장벽으로 인한 학습 부진과 학부모와의 소통 단절이 공교육 현장의 새로운 갈등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교육 시스템의 체계적 정비 없이는 비수도권 교육의 질적 저하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경북 지역 초등학교 교사 73.9%가 이주배경학생 증가에 대한 학교 현장의 준비 상태를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는 한국국제문화교류학회 학술지 '문화교류와 다문화교육'에 게재된 경북 10개 지역 초등교사 125명 대상 조사 결과에서 드러났다. 교육 현장에서는 이주배경학생의 한국어 이해 부족과 학부모 소통 부재가 공교육의 효율성을 저해하는 핵심 원인으로 지목된다.
교사들이 겪는 가장 큰 고충은 언어 및 학습 의사소통 문제로 전체 응답의 47.7%를 차지했다. 뒤이어 학부모와의 소통 문제(29.5%)와 지원 체계 미흡(22.7%)이 주요 장애 요인으로 꼽혔다. 학생의 한국어 구사 능력이 낮아 교과 진도를 따라오지 못하는 사례가 빈번하며, 이를 보완할 개별 지도 시간 확보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다.
현장 교사들은 실질적인 교육권 보장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전무하다고 토로한다. 한 교사는 "학생의 한국어 이해 부족으로 교과 학습이 부진하고 개별 보충 지도 시간을 확보하는 데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증언했다. 학부모가 언어 장벽을 이유로 자녀 교육에 지나치게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점도 교육 현장의 부담을 가중시킨다.
학교의 준비도에 대한 긍정 평가는 12.5%에 불과해 현장의 위기감이 심각한 수준임을 보여준다. 교사들은 제도적·행정적 지원의 부재와 체계적인 대응 매뉴얼 미비를 부정 평가의 주요 근거로 제시했다. 응답자의 71.2%는 이주배경학생을 위한 별도의 특화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지원이 시급한 분야로는 언어 및 학습 지원이 67.4%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학교 생활 적응 지원(35.9%)과 문화 이해 지원(30.4%) 역시 교사들이 필요성을 절감하는 항목이다. 단순한 금전적 지원이 아닌 실질적인 의사소통 창구 마련이 교육 정상화의 선결 과제로 파악된다.
경북 지역의 이주배경학생 비율은 6%로 전국 평균인 5%를 상회하며 지역 소멸 위기와 맞물려 급증하는 추세다. 특히 영양 등 일부 군 단위 지역은 초등학생 5명 중 1명이 이주배경학생일 정도로 밀집도가 높다. 비수도권 농어촌 지역을 중심으로 교육 현장의 인구 구조 변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으나 행정적 대응은 속도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다문화 교육 예산 증액과 교사 연수 확대가 점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이러한 지원이 단기적이고 산발적인 수준에 그쳐 실질적인 교육 격차 해소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지 못한 전시 행정식 지원은 오히려 교사의 행정 업무만 가중시킨다는 비판이 나온다.
연구진은 학교 단위의 산발적 대응에서 벗어나 지역 거점 중심의 통합 지원 체계로의 전환을 촉구했다. 연구진은 "학교 간 거리가 넓고 이주배경학생이 분산된 경북의 특성상 개별 학교의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고 분석했다. 이를 위해 권역 단위 지원 체계 구축과 학교 순회형 외부 전문 인력 배치가 시급하다고 제안했다.
급변하는 인구 구조에 맞춘 교육 패러다임의 전면적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실습 중심의 교사 연수 운영과 전문 인력 확충을 통해 교육의 질적 하향 평준화를 막아야 한다. 국가적 차원의 인력 양성 정책과 교육 현장의 수요를 일치시키는 정교한 행정력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