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들에 대해 '통행료'가 아닌 '서비스 요금'을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선언한 해협의 영구적 무료 개방 기조와 배치되는 것으로, 국제 해상 무역의 새로운 갈등 요소로 부상했다.
15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즈(NYT)에 따르면 에스마일 바가에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호르무즈 해협에서 통행료를 징수할 계획은 없으나 해협 내에서 제공되는 서비스에 대한 요금은 부과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란 측은 구체적인 서비스 내용을 밝히지 않았으나 환경 보호 비용 등을 거론하고 있다.
하지만 사실상 글로벌 에너지 공급의 핵심 요충지에서 이전에는 없던 비용을 요구하는 행위는 상업 운항에 추가적인 비용과 복잡성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 국제법상 정당성 확보 가능한가… 전문가들의 회의적 시각
해양법 전문가들은 이란의 이번 조치가 법적으로 정당성을 얻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제임스 홈즈 해군대학 해양전략 의장은 "자연적인 해협 통과에 대해 통행료든 서비스 요금이든 부과할 수 있는 국제법적 근거는 없다"고 지적했다.
파나마 운하나 수에즈 운하처럼 인공적인 수로와 달리 호르무즈는 자연 해협이며, 이란이 제공하겠다는 서비스의 실체 또한 '선박을 공격하지 않는 것'에 불과하다면 이는 정당한 서비스 대가로 인정될 수 없다는 비판이다.

호르무즈 해협[로이터/연합뉴스 제공]
▲ 해상 운송의 새로운 위협과 외교적 마찰
이번 논란은 지난 2월 미·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분쟁 이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을 주장하며 시작되었다.
이란은 5월 '페르시아만 해협 당국'을 설립해 '안전 통행 허가증' 관리를 명분으로 내세웠으며, 오만과도 요금 징수 시스템을 논의한 바 있다.
이러한 이란의 행보는 국제적인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어떤 형태의 통행료 징수도 반대하며 국제법을 수호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 미 행정부의 엇갈린 신호와 불확실성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까지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한 자유 통행을 강조해왔으나, 일각에서는 미국이 전쟁의 승리자로서 직접 비용을 징수하거나 이란과 수익을 공유할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혼선을 빚고 있다.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통행료 징수 자체가 외교적 합의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고 못 박았다.
호르무즈 해협이 전쟁 이전의 자유로운 상태로 복귀할 수 있을지, 아니면 이란의 새로운 '요금 부과' 전략이 국제적인 전례 없는 위험한 선례로 남게 될지 국제 사회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