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는 지난주 약 265억 달러(약 39조 6413억원) 규모의 미국 주식 매각과 시장 데뷔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큰 관심을 받았다고 전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번 흥행이 단순히 반도체 기업이라는 이유가 아니라 AI 공급망에서 차지하는 핵심적인 위치와 최적의 시장 타이밍이 맞물린 결과라는 평가가 나왔다고 분석했다.
▲ AI 관련 기업 투자 수요는 지속…선별 투자 강화 전망
시장에서는 다른 아시아 기술기업들도 SK하이닉스 사례를 참고해 해외 투자자 유치에 적극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AI 관련 기업에 대한 관심은 유지되겠지만 앞으로는 기업별 경쟁력과 희소성을 더욱 엄격하게 평가하는 선별적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고 전했다.
AI 랠리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반도체 산업 특유의 경기 순환성과 높은 변동성이 투자 판단에 더욱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SK하이닉스는 대체 불가능한 특수 사례"
13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오피르 고틀리브 캐피털마켓래버러토리스(Capital Market Laboratories) 최고경영자(CEO)는 SK하이닉스를 일반적인 사례로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그는 SK하이닉스가 대형 우량주이면서 유동성이 풍부하고 AI 산업에서 반드시 필요한 기업인 데다 미국 투자자들이 직접 투자하기 쉽지 않은 종목이라는 점이 흥행의 핵심 배경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SK하이닉스의 상장 시점은 사실상 가장 이상적인 타이밍이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러한 환경은 점차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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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 희소성 없는 기업은 같은 평가 기대 어려워"
AI 투자 분석 플랫폼 리플렉시비티(Reflexivity)의 공동창업자 주세페 세테 역시 모든 AI 기업으로 투자 열기가 확산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엔비디아 AI 프로세서에 사용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를 선도하는 SK하이닉스가 미국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에서 부족했던 'AI 메모리'라는 영역을 채워주는 희소성을 갖고 있었다고 평가했다.
반면 AI 경쟁력이나 공급 부족이라는 차별화 요소가 없는 이른바 '후발 상장 기업'들은 동일한 투자자 반응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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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 기술기업 자금조달 사상 최대…AI 투자 열풍 지속
LSEG 집계에 따르면 올해 7월 10일까지 아시아 기술기업들이 조달한 자금은 총 840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배 이상 증가한 사상 최대 규모라고 전했다.
이 가운데 미국예탁증권(ADR)과 글로벌예탁증권(GDR)을 통한 자금 조달은 290억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미국 자본시장이 투자자 기반이 훨씬 넓고 유동성이 풍부하며 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평가도 높아 상대적으로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 키옥시아·데이원도 해외 상장 추진
SK하이닉스와 유사한 전략을 검토하는 기업들도 잇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메모리반도체 기업 키옥시아(Kioxia)는 2027년 4~6월 분기부터 ADR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AI 수요 확대에 힘입어 키옥시아 주가는 올해 들어 약 6배 상승했다고 전했다.
싱가포르 데이터센터 운영기업 데이원(DayOne)도 기업가치 약 200억 달러를 목표로 미국과 싱가포르 동시 상장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회사는 관련 질의에 즉각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고 전했다.
▲ 투자은행 "AI 자금조달 사이클 수년간 지속"
투자은행들은 앞으로도 AI 관련 자금조달이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제임스 왕 골드만삭스 아시아(일본 제외) ECM 총괄은 현재 기술기업의 자금조달 사이클은 아직 상당한 성장 여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AI 투자 확대를 이끄는 구조적 요인이 앞으로 2~3년 동안 자본시장 활성화를 지속적으로 뒷받침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밝혔다.
UBS 아시아태평양 ECM 총괄인 애런 오는 기술기업들의 자금조달이 앞으로 더욱 빠른 속도와 큰 규모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으며, 아시아 기업들이 과거보다 더 이른 시점부터 이러한 시장 흐름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내다봤다고 전했다.
▲ 투자 열기는 유지…기업가치 눈높이는 낮춰야
전문가들은 투자 수요가 여전히 견조하지만 기업들이 과거보다 현실적인 기업가치 평가를 받아들여야 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대만의 인쇄회로기판(PCB) 제조업체 유니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지난주 글로벌예탁주식(GDS) 발행을 통해 14억 달러를 조달했으며, 수요예측에서는 수차례 초과 청약을 기록했다.
그러나 최종 공모가는 제시 가격 범위의 하단에서 결정됐고 당시 종가보다 5.3% 할인된 수준이었다고 전했다.
홍콩계 헤지펀드 마소캐피털의 공동창업자인 마노즈 제인은 아시아 기술기업에 대한 투자 수요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만큼 투자자들이 적정한 가격을 요구하고 있으며 투자 판단도 이전보다 훨씬 신중해졌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