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가 2027년부터 칩 생산 가격을 최대 10%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생산설비 투자 확대, 해외 공장 건설 비용 증가가 주요 배경으로 꼽히는 가운데, AI 반도체 시장 성장세가 가격 인상의 명분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 고객·공정별 최대 10% 가격 인상 추진
2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TSMC는 2027년부터 고객사와 제품군에 따라 반도체 위탁생산 단가를 최대 10% 인상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이번 가격 조정은 성숙 공정과 첨단 공정을 모두 포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계열 닛케이아시아는 TSMC가 가격 인상 계획을 고객사들과 협의 중이라고 가장 먼저 보도했다.
▲ 원자재·장비·해외 공장 투자 부담 확대
소식통들은 가격 인상의 가장 큰 이유로 생산 비용 증가를 꼽았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반도체 제조 장비 투자 확대는 물론 미국과 일본, 유럽 등 해외 생산시설 건설 비용이 크게 늘어나면서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라 해외 생산기지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기존보다 훨씬 높은 투자 비용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성숙 공정과 첨단 공정 모두 인상 대상
이번 가격 조정은 12나노미터(nm), 16nm, 28nm 등 성숙 공정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소식통들은 해당 공정의 생산 단가가 최대 10%까지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또한 6nm 이하 첨단 공정 역시 최대 10% 수준의 가격 인상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I 반도체와 고성능 컴퓨팅(HPC) 칩 대부분이 첨단 공정을 활용하는 만큼 관련 고객사들의 생산 비용도 증가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 가격 협상 마무리…2027년부터 적용
TSMC는 주요 고객사들과 지난 6월 가격 협상을 시작했으며 7월 중 대부분의 협의를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새로운 생산 단가는 2027년 초부터 적용될 예정이라고 닛케이아시아는 보도했다.
다만 TSMC는 개별 가격 정책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TSMC[로이터/연합뉴스 제공]
▲ TSMC "기회주의 아닌 전략적 가격 정책"
TSMC 대변인은 로이터통신의 질의에 "가격 정책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회사의 가격 전략은 단기적인 기회주의가 아니라 장기적인 전략에 기반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고객들과 긴밀히 협력하면서 TSMC가 제공하는 기술적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웨이저자(C.C. Wei) TSMC 최고경영자(CEO)도 지난 6월 가격 인상 의사를 밝히면서도 일부 메모리 업체들처럼 급격한 가격 인상은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 AI 반도체 호황이 가격 인상 뒷받침
업계에서는 이번 가격 인상이 AI 반도체 시장의 강력한 성장세를 기반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TSMC는 엔비디아를 비롯한 글로벌 AI 반도체 기업들의 핵심 생산 파트너로, AI 칩 수요 확대의 최대 수혜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로 TSMC는 지난주 발표한 올해 2분기 실적에서 시장 전망을 웃도는 성과를 기록했다.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7% 증가한 7,066억 대만달러(약 220억 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시장에서는 TSMC의 가격 인상이 현실화될 경우 엔비디아, AMD, 애플, 퀄컴 등 주요 고객사의 반도체 생산 비용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AI 반도체 수요가 여전히 공급을 웃도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 고객사들이 일정 수준의 가격 인상을 수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