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CXMT(CXMT Corp)가 상하이 증시 상장 첫날 500%가 넘는 폭등세를 기록하며 중국 증시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올라섰다.
올해 아시아 최대 규모 기업공개(IPO)를 성공적으로 마친 데 이어 투자자들의 대규모 매수세가 몰리면서 글로벌 기술주 조정 국면에도 중국 반도체 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재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다만 기업가치가 미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의 절반 수준까지 치솟으면서 일부 시장에서는 과도한 밸류에이션과 투기 과열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상장 첫날 530% 급등…중국 시총 1위 올라
27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CXMT 주가는 상하이 증시 거래에서 공모가 8.66위안 대비 장중 54.65위안까지 상승하며 530% 이상의 급등세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은 IPO 당시 약 855억 달러에서 5,392억 달러(약 3조6,500억 위안) 수준으로 불어났다.
이는 기존 중국 시가총액 1위였던 중국공상은행(ICBC)을 넘어선 규모로, CXMT는 상장 첫날 곧바로 중국 증시 최고 가치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 규제 속 중국 반도체 전략 핵심 부상
시장에서는 미국의 대중 반도체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CXMT가 중국 반도체 자립 전략의 핵심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다.
특히 인공지능(AI)과 첨단 반도체 분야에서 미국과의 기술 격차를 줄이려는 중국 정부의 전략이 투자심리를 크게 자극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상장 흥행은 중국이 자국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정책적 지원과 AI 산업 성장 기대감이 맞물린 결과라는 해석이 나왔다.
▲거래대금 1220억 위안…역대 최대 기록
CXMT는 상장 첫날 거래량에서도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오전장에만 약 1,220억 위안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으며, 중국 A주 시장에서 하루 거래대금이 1,000억 위안을 넘어선 첫 번째 종목이 됐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반면 다른 중국 반도체 관련 종목들은 자금이 CXMT로 집중되면서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기관투자자들이 기존 반도체 종목 비중을 줄이고 CXMT로 자금을 이동시킨 영향으로 풀이됐다.
▲"너무 비싸다"…과열 우려도 확산
폭발적인 주가 상승에도 시장에서는 밸류에이션 부담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선전 더위안인베스트먼트의 우저우 펀드매니저는 "이 가격에서는 보유하거나 추가 매수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며 "공모주를 배정받았지만 상장과 동시에 전량 매도했다"고 밝혔다.
트리니티 시너지 인베스트먼트의 위안위웨이 헤지펀드 매니저도 "현재 주가는 지나치게 높고 투기적 성격이 강하다"며 "현재의 낙관론이 지속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유통 가능한 주식 비중이 전체의 6.73%에 불과한 점도 주가 급등을 부추긴 요인으로 지목했다.
![CXMT 로고 [AFP/연합뉴스 제공] CXMT 로고 [AFP/연합뉴스 제공]](https://images.jkn.co.kr/data/images/full/102/33/1023349.jpg?width=1200)
CXMT 로고 [AFP/연합뉴스 제공]
▲AI 투자 기대감이 메모리 시장 견인
CXMT는 이번 IPO를 통해 579억2,000만 위안(약 86억 달러)을 조달하며 중국 본토 반도체 기업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 상장을 기록했다.
이는 2020년 SMIC의 75억 달러 IPO를 뛰어넘는 규모다. 초과배정 옵션까지 모두 행사될 경우 조달 규모는 666억1,000만 위안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최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수천억 달러를 투자하면서 메모리 반도체 수요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주 예정된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AI 투자 지속 여부와 반도체 업종의 단기 투자심리를 결정할 중요한 변수로 보고 있다.
▲메모리 공급 부족 지속…CXMT 수혜 기대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메모리 시장의 공급 부족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트렌드포스의 엘리 웡 애널리스트는 "메모리 시장은 2027년 말까지 공급이 타이트한 상황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고객사들이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어 CXMT에는 새로운 사업 기회가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내 AI 산업 확대 역시 CXMT의 성장 동력으로 꼽혔다.
다만 모닝스타의 징제 애널리스트는 "국내 AI 수요 확대의 수혜를 받을 가능성은 높지만 AI용 고성능 메모리 분야에서는 글로벌 선두 업체와의 기술 격차가 시장 점유율 확대를 제한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실적 급성장 전망…AI 투자 지속이 핵심 변수
CXMT는 투자설명서를 통해 AI 수요 확대가 최근 메모리 반도체 시장 회복을 이끌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는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대비 7배 이상 증가한 1,100억~1,200억 위안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순이익도 660억~750억 위안으로 흑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AI 투자 속도가 둔화되거나 경쟁사들의 공급 확대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경우 메모리 시장이 다시 약세로 돌아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