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호화 아파트 커뮤니티, '애물단지' 전락…수천만원 적자-분쟁 '몸살'

수영장, 골프연습장을 갖춘 아파트 '호화 커뮤니티'가 입주민의 자부심 대신, 수천만원 적자와 걷잡을 수 없는 주민 분쟁의 늪에 빠지며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전국 아파트 단지 내 고급 커뮤니티 시설이 기대와 달리 운영 적자와 주민 분쟁의 중심에 선 것으로 2026년 8월 3일 확인됐다. 지난해 준공된 서울 성동구의 한 900여 세대 아파트 단지는 지난달 헬스장과 골프연습장 등 커뮤니티 시설을 약 3주간 운영 멈췄다. 이 단지의 지난 5월 시설 운영 적자는 1천715만원에 달했다. 기본 이용료 수입 2천395만원과 개별 이용료 수입 4천256만원을 합쳐도 8천만원을 초과하는 지출을 감당하지 못한 탓이다. 결국 이 아파트 단지는 지난달 22일, 세대당 1만8천원의 추가 분담금을 공지해 주민들의 불만을 샀다.

유사 사례는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2022년 준공된 경기 고양시 덕양구의 900세대 아파트 단지는 지난달 28일 체육관 등 커뮤니티 시설 이용료 추가 부과 안건을 주민 투표에 부치기로 했다. 현재 이 단지의 기본 이용료는 월 1만5천원이다. 한 고양시 주민은 「시설이 점점 애물단지나 계륵이 되는 것 같아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2024년 준공된 부산 동래구의 4천 세대 대단지 아파트 역시 커뮤니티 시설 적자로 인한 관리비 추가 분담에 대한 주민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호화 아파트 커뮤니티, '애물단지' 전락…수천만원 적자-분쟁 '몸살'
[사진=연합뉴스]

이러한 문제의 근본 원인은 치열한 아파트 분양 경쟁에 있다. 건설사들이 사우나, 영화관, 수영장 등 '호화' 시설을 과잉 도입하며 홍보 경쟁을 펼쳤고, 이는 입주 후 운영비 급증으로 이어져 고질적인 적자 구조를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아파트 커뮤니티 시설 확산을 두고 학계에서는 엇갈린 진단이 나온다. 아파트가 단순한 주거 공간을 넘어 '종합 복지 장소'로 진화하고 있다는 긍정적 시각과, 공공 인프라 부족에 따른 '인프라 양극화'라는 역설적 시각이 그것이다. 박인석 명지대 건축학부 명예교수는 이에 대해 「고급 커뮤니티 시설의 등장은 기초 생활 인프라가 공공 차원에서 충분히 공급되지 못했다는 역설」이라고 지적하며, 결국 그 부담이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전가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아파트 커뮤니티 시설의 적자와 분쟁은 비단 단지 내부 문제를 넘어선다. 이는 미흡한 공공 인프라가 아파트 거주민들에게 전가되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 역설을 드러내는 단면이다. 높아지는 주거 서비스 기대치와 그에 따른 경제적 부담 사이에서 지속가능한 공동체 모델을 찾기 위한 정책적 고민이 시급하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치/사회

글로벌

정치/사회

기업/산업

경제

국내 증시

부동산

라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