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만 키우면 몸도 마음도 건강해진다는 오랜 믿음은 사실과 다를 수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2026년 8월 3일(오늘), 스위스 바젤대학 라헬 마르티 교수팀은 과학 저널 '플로스 원(PLOS One)'에서 성인 2,328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통해 반려동물을 소유하는 것 자체는 건강 및 웰빙과 뚜렷한 연관성이 없다고 밝혔다.
오히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은 키우지 않는 사람들보다 스스로 평가한 건강 상태가 다소 낮았고, 흡연 빈도도 조금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 기존 통념과 상반되는 결과를 보였다. 연구팀은 단순히 반려동물을 키우는지 여부보다 동물과 함께 보내는 시간, 동물로부터 느끼는 사회적·정서적 지지 등 '관계 특성'이 일부 건강 및 웰빙 지표와 더 깊은 관련을 맺고 있다고 분석했다.
구체적으로 여성은 남성보다 동물에게 더 큰 애착과 지지를 느끼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반려견 보호자는 다른 반려동물 보호자보다 애착과 지지 점수가 높았다. 이는 반려동물과의 관계에서 성별과 동물의 종류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함을 시사한다.
[사진=연합뉴스]
특히 연구에서는 주목할 만한 역설적인 결과도 나왔다. 동물로부터 더 많은 지지를 받는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오히려 심리적 웰빙 수준이 낮고 외로움은 더 큰 경향을 보인 것이다. 연구팀은 이 현상을 두고 외롭거나 심리적 어려움이 있는 사람들이 동물에게서 더 큰 정서적 위안을 구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하며, 인과관계가 아님을 강조했다. 외로움이 동물을 찾는 동기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연구는 한 시점에서 데이터를 수집하는 횡단면 연구였기에 인과관계를 명확히 규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반려동물 소유 여부가 아닌 사람과 동물 간의 복합적인 관계 특성에 주목하며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라헬 마르티 교수팀은 단순한 반려동물 소유가 아닌 「같은 개를 키우더라도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가 반려동물의 건강 효과를 연구하는 데 훨씬 중요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미래 연구는 사람-동물 관계의 질적 측면에 더 집중하여 반려동물이 사람의 건강과 웰빙에 미치는 영향을 더욱 심층적으로 밝혀낼 필요가 있다는 시사점을 던졌다. 반려동물과 맺고 있는 관계의 본질을 되돌아보게 하는 연구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