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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황교안과 이재명: 같은 듯 다른 인생

사람이 태어나서 한평생을 살아가는 행로는 여러 가지가 있다. 지구상에 수많은 사람이 살다가고 지금도 숱하게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지만 인생여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완전히 같은 길을 걸어가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다.

그러나 삶의 여정을 걸어가는 유형을 크게 몇 가지로 구분하여 볼 수도 있다. 여기서는 같은 듯 성격이 다른 두 가지의 삶을 생각하여 보기로 한다. 오늘 같은 날에 국민을 대상으로 자신의 의지를 밝힌 두 사람인데 황교안 국무총리와 이재명 성남시장의 삶의 성격이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대통령권한 대행으로서 오늘 신년 기자회견에서 금년의 국정운영방향을발표하였다. 국무총리이지만 대통령의 역할을 한 것이다. 그는 사법고시에 합격하여 검사로서 승승장구하다 법무부장관을 역임했으며, 운좋게 국무총리까지 되었다. 총리로서는 있는듯 없는듯 처신하여 그냥 박대통령의 그림자행세만 한 것 같다. 그러다 지난 연말 정치혼란과정에 다른 사람이 총리 내정자로 임명되는 듯하였으나 대통령이 탄핵소추되면서 총리변경은 무위로 돌아가고 황총리는 급기야 대통령권한대행까지 맡게 되었다. 혹자는 이를 두고 억세게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한다.

이재명 성남시장도 오늘 기자회견을 가졌다. 성남 상대원동 공단 내 오리엔트공장에서 대통령 출마선언을 하는 기자회견을 한 것이다. 이 시장도 사법고시를 합격하긴 하였으나 그가 걸어 온 길은 황교안 국무총리와는 좀 다르다. 고시합격 후 판검사와 같은 공권력을 행사하는 자리에는 가보지 못하고 변호사로서 생업을 유지하였다. 그러다 지난번 지방선거에 출마하여 성남시장으로 당선되었다. 현실에 순응하기보다 무엇인가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그러다보니 충돌도 많고 가족들 사이에 갈등도 붉어졌다. 최순실 국정농단사태에 직면해서는 박대통령과 기득권층에 대하여 과감한 공격을 감행하였다. 그 결과 이재명시장의 이름은 많은 국민들에게 널리 알려지게 되었고, 정치경력이 짧은데도 불구하고 많은 대선후보자들 중에서 3위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앞으로 이 두 사람의 남은여생은 어떻게 될까? 한 사람은 현실에 성실하게 순응하면서 한 걸음 한 걸음 걸어 왔다. 능력 때문인지 행운의 여신 덕분인지 몰라도 권력의 정점가까이 까지 도달했다. 또 한 사람은 현실파괴적 태도로 척박한 길을 걸으며 또 다른 변신을 위해 도전을 계속하고 있다. 그의 목표 또한 대통령이라고 하는 권력의 정점이다.

인간의 성격, 순응형과 개척형 두 가지 중에서 어떤 유형이 인간의 삶에서 성공과 행복을 추구하는데 유리할까? 언제나 맞는 정답은 없다. 시대적 상황과 조직의 특성에 따라, 그리고 인간이 지닌 또 다른 자질과 능력에 따라 그 답은 달라질 것이다.

<김영종 동국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