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잇따른 과열 경고에도 수도권 아파트값이 9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나타냈다. 서울 중저가 단지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노선을 따라 집값이 뛰고 있다.
▲재건축 기대감·GTX 효과로 수도권 집값 '역대급' 상승
부동산원은 8월 첫째 주(2일 기준) 전국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0.28% 올라 지난주(0.27%)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고 5일 밝혔다.
수도권 아파트값은 최근 2주 연속 0.36%에서 0.37%로 상승 폭을 키우며 부동산원이 주간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9년 2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수도권에서는 서울이 지난주 0.18%에서 이번 주 0.20%로 상승 폭을 키웠다.
경기는 0.45%에서 0.47%로 오름폭을 키우며 2월 첫째 주(0.47%)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에 비해 인천은 0.39%에서 0.37%로 오름폭이 둔화했다.
부동산원은 "GTX, 신분당선 등 교통·개발 호재가 있는 중저가 단지와 재건축 단지에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고, 강남권 초고가 단지에서 이뤄지는 간헐적 거래가 신고가로 전해지는 등 집값 상승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외곽 중저가 단지 집값 견인
서울 아파트값은 이른바 '노도강' 등 중저가 단지가 많은 외곽 지역이 견인했다.
상계·중계·월계동 구축 아파트 위주로 집값이 뛴 노원구는 이번 주 0.37% 오르며 17주 연속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이어갔다.
도봉구는 창동과 쌍문동의 구축 위주로 오르며 0.26% 상승해 전주와 같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중랑구는 면목·상봉동 위주로 오르며 0.19%에서 0.21%로 상승 폭이 커졌다.
고가 아파트가 몰려 있는 강남 3구도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강세가 이어지며 전체 집값 상승을 견인했다.
강남구(0.18%)는 도곡·대치동 위주로, 서초구(0.20%)는 서초·잠원동 재건축과 방배동 위주로 상승 폭이 확대됐다. 송파구(0.22%)는 풍납·방이·장지동 위주로 가격 상승이 계속됐다.
관악구(0.24%), 강서구(0.22%), 영등포·동작구(0.20%), 용산·구로구(0.17%) 등을 비롯한 서울 대부분 지역이 0.12∼0.37% 사이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경기에서는 'GTX 라인' 등 교통 개선 기대감이 있는 지역의 중저가 단지 위주로 상승세가 이어졌다.
군포시(0.85%)와 안양 동안구(0.76%) 등은 교통호재가 있는 역세권 위주로, 안성시(0.84%)는 공시가격 1억원 미만 단지 위주로, 오산시(0.81%)는 내삼미·세교동 구축 위주로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의왕시(0.74%)는 중저가 단지 위주로 올랐다.
인천은 교통 호재·재건축 기대감이 있는 연수구(0.51%)와 서구(0.45%), 부평구(0.40%), 계양구(0.35%) 중심으로 아파트값이 상승했다.
지방 광역시에서는 대전(0.20%→0.27%)과 광주(0.21%→0.22%)가 전주 대비 오름폭을 키웠고, 울산(0.27%→0.21%)과 부산(0.25%→0.24%)은 상승 폭이 줄었다. 대구(0.07%)는 지난주와 같은 수준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