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사가 친환경 투명 난연 폴리카보네이트(PC)를 개발해 친환경과 고기능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다. PC는 투명하면서 충격과 열에 강해 자동차 및 가전제품 내외장재, 방음벽, 의료기기 부품 등에 주로 쓰이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이다.
삼양그룹의 화학·식품 계열사인 삼양사는 난연제를 넣지 않은 친환경 투명 난연 PC를 자체 기술로 개발해 본격 양산 체제를 구축했다고 20일 밝혔다. 친환경 투명 난연 PC는 삼양사 전주EP 공장, 삼양화성 전주 공장에서 생산된다.
난연 PC는 열이 발생하거나 화재에 민감한 제품에 필수적이다. 불에 약한 소재는 2차 화재, 유독가스 등으로 큰 피해를 일으킬 수 있어 가전 제품, 자동차 내외장재, 건축 자재, 헬멧 등은 난연 소재로 안전을 확보한다.
통상 난연제를 첨가해 투명 난연 PC를 생산하지만 이 경우 PC의 강점인 투명성, 충격 강도가 저하된다. 난연제의 환경 오염도 문제다. 난연제인 염소, 브롬 등 할로겐계 물질은 소각하면 유독 가스가 발생한다. 과거에는 비할로겐계 물질이 대안으로 꼽혔지만, 최근에는 이에 대해서도 유해성 논란이 생겼다.
삼양사의 친환경 투명 난연 PC는 지난 2012년 국산화했던 실리콘PC(Si-PC)를 기반으로 난연제 첨가 없이 물질결합구조를 변경해 개발됐다. 저온에서의 충격강도, 내화학성 등이 일반 PC보다 더욱 뛰어나다는 것이 회사 측의 평가다.
삼양사의 친환경 투명 난연 PC는 ‘UL 94’ 테스트 수직연소평가의 최고 등급인 ‘V-0’기준을 충족했다. UL 94는 안전규격개발 및 인증기관인 미국의 ‘UL(Underwriters Laboratories)’이 개발한 난연성 테스트로, V-0는 수직으로 불을 붙였을 때 10초 내에 자체 소화되는 플라스틱에만 부여된다.
향후 회사 측은 기존 투명 난연 PC 대비 뛰어난 저온에서의 내충격성 및 내화학성과 투명성 등을 내세워 전기전자, 자동차 외에도 실외 조명, 실외용 디스플레이, 전기차 충전기, 항공기 외장재, 건물 및 인테리어 내외장재, 의료기기 등 난연성과 투명성, 저온 충격성이 모두 필요한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또 시트, 프로파일 등 1mm 내외의 얇은 필름 형태로 가공해도 일반 PC와 동등한 수준의 기계적 물성을 유지하므로 기능성 포장재를 비롯해 투명성과 난연성을 요구하는 산업재 전반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양사는 친환경 난연 PC 시장 확대를 위해 제품의 베이스 레진(단일 소재로 구성된 플라스틱) 형태로도 타화학 기업들에 공급할 예정이다. 베이스 레진을 공급받은 화학 기업은 건축, 자동차, 항공 등 최종 제품이 필요로 하는 특성에 맞춰 컴파운드(베이스 레진에 첨가물을 섞어 물성을 개선한 제품)를 생산 및 판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