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이앤씨가 탈탄소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소형모듈원전(SMR, Small Modular Reactor) 사업에 진출한다.
21일 DL이앤씨에 따르면, 회사 측은 캐나다 테레스트리얼 에너지(Terrestrial Energy)와 소형모듈원전 개발 및 설계∙기자재 조달∙시공(EPC) 사업과 관련한 업무협약(MOU)를 맺었다.
2012년 설립된 테레스트리얼 에너지는 차세대 SMR인 일체형 용융염 원자로(IMSR, Integral Molten Salt Reactor)를 주력 모델로 개발하고 있다. 용융염 원자로는 핵연료가 냉각재에 녹아 있는 형태의 용융염을 연료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액체연료 원자로라고도 불린다.
테레스트리얼 에너지는 4세대 원자로 개발사 중 인허가 단계에서 가장 앞서 가고 있으며 정부지원과 민간자금 조달을 받는 등 사업 추진을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최초의 상업용 일체형 용융염 원자로를 개발해 오는 2031년 상업운전 돌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용융염 원자로는 액체 상태의 용융염이 대기에 노출되면 즉시 굳도록 설계되어 안전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물을 냉각재로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기존 원자로에 비해 구조도 단순하다. 300℃ 이상의 고온에서도 냉각재인 물이 끓지 않도록 150기압 이상의 고압상태를 유지해주는 가압기도 설치되지 않는다. 더불어, 대기압에서 운전하므로 두꺼운 압력용기나 거대한 격납용기와 같은 압력 유지 설비도 필요 없다.
특히 테레스트리얼 에너지가 개발중인 일체형 용융염 원자로는 핵연료와 감속재, 열교환기를 철제 용기에 집적하여 완전 밀봉되어 제작된다. 이 원자로가 설치되면 산업시설에 직접 열원을 공급하고 390MW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DL이앤씨는 소형모듈원전을 미래 신성장 사업 중 하나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DL이앤씨가 강점을 보유하고 있는 석유화학 플랜트 개발사업과 연계해 산업용 전력과 열원을 공급할 수 있는 일체형 용융염 원자로 개발을 테레스트리얼 에너지와 함께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DL이앤씨는 향후, 소형모듈원전 사업을 그린수소 및 암모니아 생산까지 연계해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새로운 에너지 기술 개발을 모색할 계획이다. 일체형 용융염 원자로는 전력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온의 증기를 그린수소와 암모니아 생산에 활용할 수 있다.
이 회사는 국내외에서 개질 및 부생수소 생산 플랜트 설계 및 시공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는 천연가스를 통해 암모니아를 생산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사우디아라비아 마덴 암모니아 플랜트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