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한국 수출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인공지능(AI) 서버 투자 확대와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이 맞물리면서 반도체 수출이 폭증했고, 이를 중심으로 전체 수출 증가율도 30%대를 기록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6일 발표한 1분기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올해 1∼3월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7.8% 증가한 2천199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기존 최대였던 2022년 1분기(1천734억달러)를 크게 뛰어넘는 역대 최대 기록이다.
▲ 반도체 수출 139% 급증…AI 투자 효과 본격화
이번 수출 호조의 핵심은 단연 반도체였다.
글로벌 AI 서버 투자 확대와 고성능 메모리 수요 증가가 이어지면서 반도체 수출은 전년 대비 139% 증가한 785억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메모리 가격 상승 효과가 두드러졌다. D램 수출은 357억9천만달러로 249.1% 증가했고, 낸드는 53억9천만달러로 377.5% 급증했다. 시스템반도체 역시 121억1천만달러로 13.5% 늘어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수출입 분석 기준인 MTI(Ministry of Trade Industry) 코드를 6년 만에 전면 개편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편으로 기존 15대 주력 수출 품목은 20대로 확대되었으며, 반도체와 자동차 등 주요 품목의 세부 항목도 현장 수요에 맞춰 재편됐다.
▲ 자동차 주춤했지만 바이오·배터리 선전
자동차 수출은 전체적으로 다소 주춤한 흐름을 보였다. 화물차 수출은 63.9% 증가한 7억1천만달러를 기록했지만 승용차와 승합차 수출이 감소하면서 전체 자동차 수출은 0.3% 줄어든 172억달러에 머물렀다.
반면 바이오헬스와 이차전지는 성장세를 이어갔다. 바이오헬스 수출은 42억달러로 9.6% 증가했고, K-패션 수요 확대 영향으로 섬유제품 수출도 7.1% 증가한 10억달러를 기록했다.
이차전지는 리튬이온전지 수출 증가에 힘입어 전체 수출액이 19억6천만달러로 9.9% 늘었다. 다만 양극재 수출은 5.5% 감소해 소재 분야의 성장 둔화 가능성도 드러났다.
▲ 전기기기·비철금속도 상승세 지속
전기기기와 비철금속 수출 역시 견조한 흐름을 나타냈다.
전기기기 수출은 글로벌 전력망 투자 확대 영향으로 변압기와 전선 수요가 늘면서 40억5천만달러로 2.5% 증가했다. 비철금속은 구리·알루미늄 가격 상승 효과에 힘입어 28.9% 증가한 40억9천만달러를 기록했다.
정부는 이번 MTI 개편에서 전기기기와 비철금속을 새롭게 주력 수출 품목에 포함시켰다.
최근 산업 구조 변화와 중간재 수출 확대 흐름을 반영한 조치다.
▲ K-뷰티·K-푸드 확산…소비재 수출도 성장
한류 확산에 따른 소비재 수출 증가도 두드러졌다.
화장품 수출은 K-뷰티 인기에 힘입어 21.5% 증가한 31억3천만달러를 기록했다.
농수산식품 수출 역시 K-푸드 수요 확대 영향으로 31억1천만달러까지 늘었다.
생활용품도 문구·완구를 중심으로 호조를 보였다. 생활용품 수출은 21억달러로 3.9% 증가했고, 문구·완구 수출은 16.6% 늘어난 7억8천만달러를 기록했다.
▲ 한국 수출 증가율 주요국 중 최고 수준
한국 수출은 글로벌 순위에서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 기준 올해 1∼2월 한국 수출은 중국, 미국, 독일, 네덜란드에 이어 세계 5위를 기록했다.
특히 상위 7개국 가운데 가장 높은 31.3%의 증가율을 보이며 일본과 이탈리아를 앞질렀다.
업계에서는 3월 실적까지 반영할 경우 한국이 1분기 전체 수출에서도 일본을 넘어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분기 기준 한국이 일본을 앞선 사례는 2024년 2분기와 지난해 3분기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가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 무역수지 504억달러 흑자…“불확실성 대비 필요”
올해 1분기 수입은 1천694억달러로 10.9% 증가했다. 에너지 수입은 저유가 영향으로 감소했지만 반도체 장비 등 비에너지 수입이 크게 늘었다.
무역수지는 504억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437억달러 개선됐다. 이는 반도체 중심 수출 증가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정부는 중동 전쟁과 글로벌 공급망 불안, 미국의 통상 정책 변수 등을 주요 리스크로 지목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반도체뿐 아니라 반도체 외 품목도 견조한 증가세를 보이며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달성했다”며 “무역금융 확대와 물류 안정화 대책 등을 통해 현재의 수출 호조세가 연말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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