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안데르탈인이 11만 5천 년 전부터 겨울철에 조개류를 집중적으로 채집하며 고도의 식량 관리 전략을 운용했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스페인 연구팀의 분석 결과, 이들은 늦가을부터 초봄까지 해양 자원의 70% 이상을 확보하며 현생 인류와 동일한 수준의 생존 패턴을 보였다. 이는 해양 자원의 체계적 관리가 호모 사피엔스만의 고유한 지능적 특징이었다는 기존 학계의 통념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결과다.
네안데르탈인의 인지 능력에 대한 기존의 저평가된 시각은 이번 연구를 통해 근본적인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자치대 환경과학기술연구소(ICTA-UAB) 아시에르 가르시아에스카르사가 박사팀은 스페인 무르시아 지역의 로스 아비오네스 동굴에서 발견된 유물을 통해 이들의 고도화된 생존 전략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약 11만 5천 년 전 형성된 퇴적층에서 출토된 조개껍데기를 정밀 분석하여 네안데르탈인의 식생활 주기를 재구성했다.
이번 연구는 네안데르탈인이 환경 변화에 대응하여 매우 효율적이고 계획적인 자원 배분을 수행했음을 구체적인 수치로 증명했다. 분석의 핵심은 조개껍데기에 축적된 산소 동위원소 비율을 통해 당시의 계절적 변화를 읽어내는 기술적 정밀함에 있었다. 조개는 성장 과정에서 주변 수온에 따라 산소 동위원소의 구성 비율이 달라지는 특성을 지닌다. 수온이 낮아질수록 무거운 산소 동위원소의 비율이 높아지며, 이를 역추적하면 해당 조개가 채집된 정확한 시기를 판별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 기법을 활용해 바다 달팽이류인 포르쿠스 투르비나투스 40개와 삿갓조개류인 파텔라 페루기네아 15개를 전수 조사했다. 분석 결과 포르쿠스 투르비나투스의 42%는 겨울에, 30%는 가을에 채집된 것으로 나타나 전체의 78%가 11월에서 이듬해 4월 사이의 추운 계절에 집중되었다. 이러한 데이터는 네안데르탈인이 단순히 우연에 의존한 것이 아니라 계절적 주기를 명확히 인지하고 행동했음을 시사한다. 수온이 높은 여름철의 채집 비율은 단 5%에 불과하여 뚜렷한 대비를 이뤘다.
삿갓조개류인 파텔라 페루기네아에 대한 분석에서도 유사한 경향성이 일관되게 도출되었다. 해당 종 역시 전체의 60%가 기온이 낮은 계절에 집중적으로 채집된 사실이 과학적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채집 패턴은 후기 구석기와 중석기 시대에 등장한 현생 인류가 보여준 해양 자원 이용 전략과 매우 흡사한 양상이다. 네안데르탈인은 이미 11만 년 전부터 현생 인류와 대등한 수준의 식량 확보 체계를 구축하고 있었다.
네안데르탈인이 겨울철에 해양 자원을 선호한 배경에는 치밀한 생존 계산과 자원 관리 효율성이 깔려 있었다. 겨울철은 육상의 먹잇감이 부족해지고 식물성 식량이 급감하는 시기이기에 해양 자원에 대한 의존도를 높여 영양 공백을 메운 것이다. 또한 가을과 겨울의 생식 주기 동안 조개류의 살이 가장 많아지고 영양 가치가 높아진다는 점을 이들이 정확히 파악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는 단순한 포식 행위를 넘어선 고도의 생태적 지식에 기반한 행동이다.
여름철 조개 채집을 의도적으로 회피한 행위는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여름에는 유해 조류의 번식으로 인해 조개 독소의 위험이 커지고 고온으로 인한 부패 가능성도 급격히 높아진다. 네안데르탈인은 이러한 환경적 변수를 정확히 인지하고 식량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채집 시기를 전략적으로 조절했다. 이러한 판단 능력은 이들의 사회적 지능이 현대인의 직계 조상과 비교해 결코 뒤처지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는 네안데르탈인의 인지적·사회적 능력이 현생 인류와 대등한 수준이었음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증거로 평가받는다. 아시에르 가르시아에스카르사가 박사는 "네안데르탈인이 연중 해양 자원을 이용하면서도 특히 가을과 겨울을 선호한 것은 이후 현생 인류 집단이 보인 양상과 유사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는 해양 자원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능력이 현생 인류만의 특징이라는 기존 견해에 도전하는 결과"라고 강조했다.
유럽 남부 해안은 그동안 두 인류의 사회적 능력을 대비하는 고고학 논쟁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다. 네안데르탈인은 최소 16만 년 전부터 이 지역에서 조개류를 채집해왔으나, 그들의 전략이 현생 인류와 비교 가능한 수준인지는 미지의 영역이었다. 이번 연구는 정밀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네안데르탈인이 해양 자원을 비상식량이 아닌 연간 식량 확보 전략의 핵심 요소로 활용했음을 밝혀냈다. 이는 인류 진화사에서 네안데르탈인의 위상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을 실어준다.
다만 일각에서는 특정 지역의 동굴 유적만을 근거로 네안데르탈인 전체의 인지 능력을 일반화하기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스페인 해안가라는 지리적 특수성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으며, 분석된 표본의 크기가 유럽 전역의 네안데르탈인 집단을 대변하기에는 다소 제한적이라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소 동위원소 분석이라는 객관적 지표가 제시된 만큼, 기존의 인지 능력 저평가론은 설득력을 잃게 되었다.
향후 네안데르탈인의 해양 자원 이용에 관한 연구는 이베리아반도를 넘어 유럽 전역의 해안 유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두 인류의 공존기와 멸종 원인을 규명하는 과정에서 이번 연구가 제시한 식량 관리 전략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고고학계는 네안데르탈인이 남긴 다른 유물들에 대해서도 인지 능력의 관점에서 재검토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인류의 조상들이 가졌던 지능의 실체에 접근하기 위한 과학적 탐구는 더욱 정교해지고 있다.
결론적으로 11만 5천 년 전의 네안데르탈인은 환경을 지배하고 자원을 관리할 줄 아는 지적인 존재였다. 이들은 계절의 변화를 읽고, 먹거리의 품질을 평가하며, 독소라는 잠재적 위험을 회피하는 합리적 의사결정 과정을 거쳤다. 이러한 발견은 현생 인류가 지닌 독보적 우월성에 대한 환상을 깨뜨리는 계기가 된다. 인류 진화의 역사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정교한 지능의 공유 과정이었음이 드러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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