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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근원물가 상승률 4년 만에 최저…중동발 에너지 쇼크 리스크

일본의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중동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향후 물가 상승 압력이 다시 커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일본 총무성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4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1.4% 상승했다. 이는 3월의 1.8% 상승보다 둔화된 수치이며 시장 예상치인 1.7%에도 미치지 못했다고 22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이번 상승률은 2022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 교육·연료 보조금 효과…일시적 물가 둔화

이번 물가 둔화에는 일본 정부의 보조금 정책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교육비가 전년 대비 10.6% 급락하면서 서비스 물가 상승 압력을 상당 부분 상쇄했다. 여기에 연료 보조금 정책도 에너지 가격 부담을 일부 완화시키는 역할을 했다.

반면 식료품을 포함한 다양한 품목에서는 여전히 가격 상승세가 이어졌다. 이는 일본 내 기초적인 인플레이션 압력 자체는 완전히 꺾이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일본은행(BOJ)이 중요하게 보는 신선식품과 연료 가격을 제외한 물가지수는 1.9% 상승했다. 다만 이 역시 3월의 2.4% 상승보다는 둔화된 모습이었다.

▲ 전문가들 “물가 다시 뛸 가능성 높다”

시장에서는 이번 물가 둔화를 일시적 현상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아비지트 수리야 이코노미스트는 “4월에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됐지만 머지않아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며 “일본은행도 긴축 기조를 조만간 재개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특히 최근 중동 지역 군사 충돌로 국제 유가가 다시 급등하면서 일본 경제에 새로운 부담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일본 경제 직격탄 우려

현재 금융시장은 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 기능이 사실상 마비된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석유와 가스 물동량의 약 20%가 지나가는 핵심 에너지 통로이다.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 유가는 상승 압력을 받고 있으며 안전자산 선호 심리로 달러 강세와 엔화 약세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일본 경제가 중동산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매우 높다는 점이다. 원유 가격 상승은 곧바로 일본 내 전기·가스·물류 비용 상승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 일본은행 금리 인상 시계 다시 빨라질까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이 다음 달 금융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일본은행 단기 정책금리는 0.75% 수준이며 시장에서는 1%로 인상할 가능성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특히 소비자물가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도매물가 상승률이 최근 3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상승하면서 금리 인상 명분이 강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중동 전쟁 이후 석유와 화학 제품 가격이 급등하면서 일본 기업들의 생산비 부담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BOJ
[EPA/연합뉴스 제공]

▲ 일본은행 내부서도 “에너지발 인플레이션 우려”

일본은행 내부에서도 물가 재상승 가능성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일본은행 정책위원인 고에다 준코는 최근 연설에서 “도매물가 상승이 소비자물가로 얼마나 빠르게 전가되는지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적절한 속도로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에너지 충격이 일본은행 목표치인 2%를 웃도는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는 일본은행 내부에서도 기존보다 매파적 기류가 다시 살아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 우에다 총재 발언 주목…6월 금리 결정 분수령

시장 참가자들은 오는 6월 3일 예정된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의 연설에 주목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이번 발언에서 6월 15~16일 금융정책회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가늠할 단서를 찾으려 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행은 오랜 초저금리 정책을 정상화하는 과정에 있지만, 동시에 경기 둔화 우려와 에너지발 물가 충격이라는 복합 변수도 안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일본 경제는 물가 안정과 경기 방어 사이에서 매우 어려운 균형점을 찾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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