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살 빼는 주사, 암 4기 진행 최대 50% 줄여 '주목'

김현수 기자

살 빼는 주사로 불리던 위고비, 마운자로 등 GLP-1 계열 약물이 폐암, 유방암 등 일부 암의 4기 진행 위험을 최대 50%까지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어제(23일) 보도돼 의료계에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고 있다.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 연구진이 지난 21일(현지시간)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GLP-1 계열 약물을 복용한 암 초기 환자 1만2천112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폐암, 유방암, 대장암, 간암의 4기 진행 위험이 38%에서 최대 50%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비만·당뇨 치료제로 널리 쓰이는 약물이 암의 중증 진행을 억제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이 약물이 종양 주변의 염증과 지방 축적을 감소시키는 방식으로 암 진행을 억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암 억제 가능성은 이전 연구들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앞서 이스라엘과 미국 공동 연구팀은 GLP-1 계열 약물이 전체 암 발생 위험을 41% 낮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살 빼는 주사, 암 4기 진행 최대 50% 줄여 '주목'
[사진=AI 생성]

이번 연구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보인 약물에는 오젬픽, 위고비, 마운자로 등이 포함된다. 하지만 모든 암종에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며, 전립선암 등의 경우 유의미한 위험 감소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이번 연구는 약물 복용 이력이 있는 환자들을 추적 관찰한 '관찰 연구' 단계라는 한계가 있다. 연구진은 GLP-1 계열 약물이 암 진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명확히 확인하려면, 약물 투여 여부를 무작위로 결정하는 추가적인 임상시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전문의의 지시 없이 해당 약물을 임의로 복용할 경우, 다른 약물의 흡수를 방해하거나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비만·당뇨 치료제로 개발된 GLP-1 약물의 '암 억제'라는 의외의 부가 효과는 의료계에 큰 기대감을 불어넣고 있다. 그러나 환자들은 새로운 치료 가능성에 대한 막연한 기대보다는 반드시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현재 자신의 상태에 맞는 신중한 접근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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