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주요국 장관들이 핵심광물의 단순 수출 체제에서 벗어나 한국의 기술력을 결합한 현지 가공과 부가가치 창출을 공식 제안했다. 이들은 한국 기업에 안정적인 공급망을 제공하는 대신 자국 내 제조 시설 확충과 기술 이전을 요구하며 조인트벤처(JV)와 공동 연구개발(R&D) 센터 건립을 구체적인 협력 모델로 제시했다.
아프리카 대륙의 자원 부국들이 원자재를 채굴하여 수출하던 과거의 경제 모델에서 탈피해 한국의 첨단 기술을 이식받는 산업 고도화 전략을 본격화한다. 감비아, 모잠비크, 튀니지, 르완다 등 아프리카 4개국 장관들은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6 한-아프리카 비즈니스 포럼 특별 세션에 참석해 핵심광물 및 에너지 분야에서의 새로운 협력 패러다임을 강조했다. 이들은 단순히 원자재를 공급하는 역할에 그치지 않고 현지에서 제련, 정제, 제조 과정을 수행함으로써 자국 내 부가가치를 극대화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르완다는 한국 기업과의 위험 공유를 전제로 한 조인트벤처(JV) 형태의 투자가 양측 모두에게 실질적인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리비에 장 패트릭 은두훈기레헤 르완다 외교부 장관은 "지금까지는 원자재를 수출하고 완제품으로 돌려받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는 아프리카 내에서 역량을 가지고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기술 이전을 통해 아프리카의 젊은 세대가 미래 산업에 필요한 숙련된 기술을 습득하는 것이 협력의 핵심임을 덧붙였다.
모잠비크는 세계적으로 지정된 12개 핵심광물 중 9개를 보유한 자원 잠재력을 바탕으로 한국의 배터리 및 전기차 산업과의 연계를 희망했다. 살리모 이스마엘 발라 모잠비크 기획개발부 장관은 천연자원의 단순 수출을 지양하고 현지 가치 창출을 통해 일자리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소개했다. 이는 자원 보유국의 산업화 욕구와 한국 기업의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 필요성이 맞물리는 지점으로 평가받는다.
튀니지는 세계 최고 수준의 태양광 자원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발전 설비 용량은 전 세계의 1%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녹색전환을 위한 투자를 촉구했다. 모하메드 알리 나프티 튀니지 외교부 장관은 한국의 기술을 일방적으로 수입하는 방식이 아닌 공동 연구개발(R&D) 센터를 통한 맞춤형 솔루션 개발을 제안했다. 그는 핵심광물의 제련과 제조가 아프리카 현지에서 이루어질 때 한국은 안정적인 공급망을 얻고 아프리카는 지속적인 산업 발전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감비아는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 시장 진출의 전략적 거점으로서 자국의 입지 조건을 강조하며 에너지 인프라 분야의 협력을 요청했다. 세링 모두 은자이 감비아 외교장관은 청정에너지 기술과 국가 개발의 직결성을 언급하며 한국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 유치를 당부했다. 이는 아프리카 시장을 단일 국가 단위가 아닌 거대 경제 블록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시장 논리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러한 협력 모델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아프리카 현지의 미비한 인프라와 투자 리스크를 상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한국 기업 입장에서는 현지 가공 시설 건립에 따른 초기 비용 부담과 운영 효율성 문제를 면밀히 검토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기계적 중립 관점에서 볼 때 아프리카 측의 요구는 자국 산업 보호와 육성에 치우쳐 있어 한국 기업의 수익성 확보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신중론이 제기된다.
결과적으로 이번 포럼은 아프리카가 더 이상 단순한 자원 공급처가 아닌 기술 파트너로서의 지위를 요구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향후 한-아프리카 경제 협력은 원자재 확보와 기술 이전을 맞교환하는 고도화된 비즈니스 모델로 진화할 전망이다. 우리 정부와 기업은 아프리카의 산업화 의지를 공급망 다변화의 기회로 활용하되 현지 생산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정교한 투자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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