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환율 17년 최고 '비상', 정부 "투기 세력과 전쟁" 선포

고진아 기자

원/달러 환율이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여 만에 최고치로 치솟자, 2026년 6월 7일 일요일 오후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관계기관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투기적 외환 거래에 대해 「과도한 변동성과 일방향 쏠림 현상은 용인하지 않겠다」며 전면전과 엄정 조치를 선포했다.

정부는 이날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은행회관)에서 구윤철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이억원 금융위원회 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 원장 등 외환 시장 'F4'가 참석한 가운데 긴급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열었다. 이는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급등하는 환율에 대한 당국의 위기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외환 당국은 뉴욕이나 런던 시장에서 높아진 환율 레벨이 다음날 서울 외환시장의 시가가 되는 패턴이 반복되면서 시장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당국은 최근 원/달러 환율 급등의 주요 원인으로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파생상품 거래를 통한 투기적 움직임과 쏠림 현상을 지목했다. 구 부총리는 회의에서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과 신인도는 견고하지만, 일부 투기적 거래가 쏠림을 가속했다」고 진단하며 「과도한 변동성과 일방향 쏠림 현상은 용인하지 않겠다」고 단호히 강조했다.

정부는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해 강력한 조치를 예고했다. 회의 참석자들은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의 직접 검사를 포함한 엄정한 조치를 취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투기적 거래로 인한 시장의 불안정을 해소하고 건전한 외환 시장 질서를 확립하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반영한다.

환율 17년 최고 '비상', 정부
[사진=연합뉴스]

더 나아가 재정경제부, 국가정보원, 국세청, 관세청,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 6개 유관기관이 참여하는 합동 '불법외환거래 대응반'을 가동한다. 이 대응반은 수출입 기업의 Lead&Lag(수입대금 조기 지급, 수출대금 과도한 지연) 등 외환 거래를 가장한 불법 행위를 정밀 조사할 예정이다. 정부는 전방위적인 감시와 단속을 통해 불법 외환 거래를 뿌리 뽑겠다는 방침이다.

당국은 현재 우리 경제의 견고한 펀더멘털과 대외 신인도에는 변함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시장 참여자들의 불안 심리를 불식시키고자 했다. 하지만 중동전쟁 전개와 미국 물가 동향 등 예측 불가능한 외부 변수가 상존하는 만큼, 외환 시장에 대해 24시간 높은 경계심을 유지할 방침이다.

이날 당국의 강력한 개입 의지 표명과 24시간 시장 모니터링 체제 가동이 투기 세력의 움직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특히 역외 NDF 거래 투명성 제고 방안과 불법외환거래 대응반의 실질적인 성과가 환율 시장의 안정화에 기여할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정부는 대외 불확실성 속에서 외환 시장의 안정을 위한 신속하고 단호한 대책을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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