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젠슨 황-K기업 'AI 혈맹' 강화... 피지컬 AI와 인프라 생태계 전방위 확산

정휘 기자

엔비디아가 국내 주요 5대 그룹과 손잡고 생성형 AI를 넘어 로보틱스, 자율주행, 스마트 제조를 아우르는 피지컬 AI 시장 선점에 나선다. 현대자동차그룹과 30억 달러 규모의 피지컬 AI 투자를 단행하고, SK 및 네이버와 글로벌 AI 팩토리 구축을 본격화하며 차세대 산업 표준을 주도한다는 구상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한국의 반도체와 중공업 역량이 인공지능 혁명을 완벽하게 뒷받침할 최적의 환경이라고 평가했다.

인공지능 산업의 패러다임이 디지털 정보 생성을 넘어 로봇과 자율주행 등 물리적 기기가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피지컬 AI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 국내 대표 기업들은 엔비디아의 핵심 플랫폼을 자사 역량과 결합하여 글로벌 공급망에서의 지위를 공고히 하려는 전략을 구체화하다. 이번 협력은 고대역폭 메모리(HBM) 공급 중심이었던 기존 관계를 넘어 AI 인프라와 실물 경제 전반으로 파트너십을 확장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니다.

LG그룹은 엔비디아의 휴머노이드 로봇용 AI 플랫폼인 아이작 그루트 생태계를 기반으로 레퍼런스 로봇 개발 협력을 강화하기로 결정하다. LG전자는 휴머노이드와 물류 로봇을 포함한 차세대 로봇 개발 전 과정에서 엔비디아와 전략적 협력을 확대하다. LG이노텍은 로봇의 눈 역할을 하는 고성능 센싱 모듈과 광학 부품을 개발하며, LG CNS는 산업용 로봇 플랫폼 피지컬웍스를 엔비디아 기술에 접목하여 제조 현장의 지능화를 추진하다.

자율주행과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분야에서도 LG와 엔비디아의 유기적 결합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LG전자의 인포테인먼트 기술과 LG이노텍의 전장 부품이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플랫폼과 결합하여 더욱 안전하고 지능적인 모빌리티 환경을 구축하다. 이는 가전과 부품 사업에서 쌓아온 LG의 제조 경쟁력을 AI 기술과 통합하여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려는 시도로 풀이되다.

현대자동차그룹은 피지컬 AI 산업에서 엔비디아의 핵심 파트너 위치를 더욱 공고히 다지다. 양측은 국내 피지컬 AI 분야에 총 30억 달러를 공동 투자하기로 합의하고 휴머노이드 로봇과 모빌리티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다. 특히 현대차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블랙웰 GPU 5만 장을 활용하여 자율주행차와 스마트 팩토리 구현을 위한 AI 모델 개발 및 실증 사업을 추진하다.

젠슨 황 CEO는 현대차그룹 양재동 사옥을 방문한 자리에서 한국의 AI 밸리로 조성될 새만금에 엔비디아 데이터센터를 건립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하다. 이는 대규모 AI 및 로보틱스 산업단지 구축을 위한 인프라 거점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되다. 현대차의 로보틱스 역량과 엔비디아의 연산 능력이 결합하여 실제 산업 현장에서 즉각 활용 가능한 피지컬 AI 솔루션을 도출할 것으로 기대되다.

두산그룹 역시 로보틱스를 필두로 피지컬 AI 분야에서 전방위적인 협업 체계를 구축하다. 두산로보틱스는 엔비디아의 아이작 심 플랫폼을 활용하여 에이전틱 로봇 운영체제를 개발하고 정밀 작업을 수행하는 레퍼런스 로봇 솔루션을 선보일 계획이다. 두산밥캣 또한 건설 및 물류 장비에 엔비디아의 기술을 적용하여 작업 효율성과 안전성을 극대화하는 개발 과정에 착수하다.

SK그룹은 기존의 메모리 반도체 공급을 넘어 그룹 차원의 AI 팩토리 구축으로 협력의 층위를 격상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하이닉스 팹을 포함한 AI 데이터센터 등 미래 AI 팩토리를 엔비디아와 함께 만들겠다"며 장기적인 기술 파트너십 강화를 선언하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와 연구개발 로드맵을 공유하고 글로벌 AI 팩토리 구축을 위한 차세대 메모리를 공동 개발하다.

SK텔레콤은 엔비디아의 AI 인프라 플랫폼 DSX를 기반으로 학습과 추론 작업에 특화된 AI 팩토리를 내년 중 국내에서 가동할 예정이다. 해당 사업은 향후 아시아 지역 전역으로 확대될 계획이며, SK텔레콤은 엔비디아 클라우드 파트너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클라우드 사업 경쟁력을 높이다. 젠슨 황 CEO는 SK와의 파트너십이 다중 플랫폼과 기술을 아우르는 당사 최초의 협력 모델임을 강조하다.

네이버는 내년부터 55MW 규모의 AI 팩토리 가동을 시작으로 글로벌 AI 인프라 사업을 단계적으로 확장하다. 엔비디아의 핵심 파트너로서 아시아·태평양 지역뿐만 아니라 중동과 유럽 시장까지 AI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포부를 지니다. 네이버는 해외 인프라를 단계적으로 확대하여 최종적으로 GW(기가와트)급까지 확장해 나갈 방침이다.

LG전자는 냉각 솔루션과 설계 기술 분야에서 엔비디아와 협력하여 AI 인프라 역량을 고도화하다. LG유플러스와 LG CNS는 엔비디아의 플랫폼을 적용한 차세대 AI 팩토리를 구축하며, LG에너지솔루션은 데이터센터 전력 솔루션 협의를 진행 중이다. 두산에너빌리티의 가스터빈과 소형모듈원전(SMR) 기술 등 두산의 에너지 솔루션도 엔비디아의 인프라 플랫폼에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일각에서는 특정 해외 기업에 대한 기술 의존도가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시각도 존재하다. 엔비디아의 플랫폼에 종속될 경우 국내 기업들이 독자적인 AI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시장의 질서가 엔비디아 중심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국내 기업들이 단순 하드웨어 공급처를 넘어 플랫폼 주도권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젠슨 황 CEO는 한국 기업들과의 협력 배경에 대해 "메모리 기술과 중공업 분야에서 한국은 완벽한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이런 역량의 결합은 한국이 AI 혁명을 활용할 수 있는 완벽한 환경을 제공한다"고 평가하다. 그는 이어 "우리는 이제 막 AI 인프라 구축의 시작 단계에 있으며 미래는 대단히 밝다"고 덧붙이며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다.

향후 국내 주요 기업들은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발판 삼아 글로벌 AI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되다. 반도체, 로봇, 자동차, 에너지 등 한국이 강점을 가진 제조 기반 산업에 AI가 이식되면서 산업 전반의 효율성이 극대화될 것으로 보이다. 법치와 시장 효율성을 중시하는 보수적 산업 기조 아래 대규모 투자가 적기에 집행되어야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젠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