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오픈AI·앤스로픽 비용 급증에…중국 AI 모델 약진

중국 인공지능(AI) 모델이 미국 기업들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미국 선두 AI 기업들과의 성능 격차를 좁히는 동시에 훨씬 저렴한 비용을 앞세우면서 기업들의 선택지가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7일(현지 시각) CNBC에 따르면 최근 딥시크와 Z.ai 등 중국 AI 기업들이 공개한 최신 모델은 오픈AI와 앤트로픽의 최첨단 모델과 비교해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반면 미국 AI 기업들은 고성능 모델의 토큰(Token) 사용료를 잇달아 인상하면서 기업들의 AI 운영 비용 부담이 예상보다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미국 기업의 중국 AI 활용 비중 급증…최대 46% 기록

미국 기업들의 중국 AI 모델 활용 비중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다양한 AI 모델을 연결해 제공하는 플랫폼 오픈라우터(OpenRouter)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이 사용하는 AI 토큰 가운데 중국 모델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월 8일 이후 매주 30%를 웃돌았다.

일부 기간에는 해당 비중이 46%까지 상승했다.

이는 이전 12개월 평균인 11%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며, 2025년 상반기 평균인 4.5%와 비교하면 중국 AI 모델 채택 속도가 급격히 빨라졌음을 보여준다.

업계에서는 기업들이 AI 성능뿐 아니라 운영 비용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기 시작하면서 중국 모델의 경쟁력이 부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 미국 AI 규제 강화도 중국 모델 확산 배경

중국 AI 모델의 확산은 미국 정부의 규제 강화와도 맞물리고 있다.

미국 정부는 자국의 최첨단 AI 모델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한편 해외 AI 모델의 확산을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오픈AI는 지난 6월 미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일부 신규 AI 모델의 출시를 제한했다고 밝혔다.

같은 달 앤트로픽의 '미토스'와 '페이블(Fable)' 모델에 대한 수출 통제도 해제됐지만, 그에 앞서 트럼프 행정부와 앤트로픽 간 갈등이 이어지며 AI 정책의 불확실성이 커진 바 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카일 챈(Kyle Chan) 연구원은 "AI 활용 비용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미국 기업들이 중국 AI 모델에 더욱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과거에는 어떤 AI 모델이든 먼저 도입하는 것이 중요했다면 이제는 비용 효율성이 핵심 고려 요소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 비용 절감 효과 뚜렷…중국 오픈소스 모델 채택 확대

기업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중국의 오픈소스(Open Source)와 오픈웨이트(Open Weight) AI 모델을 적극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픈소스와 오픈웨이트 모델은 개발자가 AI 모델의 일부 구조와 가중치 등을 확인하거나 수정할 수 있는 반면, 오픈AI와 앤트로픽, 구글(Google)의 주요 모델은 내부 구조를 공개하지 않는 폐쇄형 방식으로 운영된다.

AI 스타트업 린디(Lindy)는 지난 6월 모든 AI 서비스를 앤트로픽의 클로드(Claude) 모델에서 딥시크 모델로 전환했다.

플로 크리벨로(Flo Crivello) 린디 최고경영자(CEO)는 "모델을 교체한 이후 비용이 급격히 감소했다"며 "수개월 안에 수백만달러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개발 플랫폼 버셀(Vercel)에서도 딥시크 모델의 사용량은 5월부터 6월 사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인공지능
인공지능[로이터/연합뉴스 제공]

Z.ai 'GLM 5.2' 급부상…가성비 경쟁력 부각

지난 6월 공개된 Z.ai의 'GLM 5.2'도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버셀의 하프리트 아로라(Harpreet Arora) 에이전틱 인프라 총괄은 "GLM 5.2는 올해 버셀이 추적한 AI 모델 가운데 가장 빠른 확산 속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는 "출시 첫 주 일일 토큰 사용량은 약 27배 증가했고, 이용 기업 수도 약 80배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작업에 최고 성능의 AI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며 "기업들은 충분한 성능을 제공하면서 가장 저렴한 모델을 선택하기 시작했고, 최근 중국 AI 모델들이 이러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오픈라우터의 저스틴 서머빌(Justin Summerville)은 "중국 오픈소스 AI 모델은 앤트로픽과 오픈AI의 최신 모델보다 60~90% 저렴한 경우도 있다"고 분석했다.

▲ 성능 격차도 빠르게 축소…일부 분야는 미국 모델과 대등

중국 AI 모델의 성능 역시 빠르게 향상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브루킹스연구소는 현재 중국 AI 모델이 미국 최첨단 AI보다 약 6~9개월 정도 뒤처져 있지만, 비용은 훨씬 낮으면서도 대부분의 업무에서는 충분한 성능을 제공한다고 분석했다.

GLM 5.2는 AI 에이전트 성능 평가 벤치마크에서 앤트로픽의 '오퍼스(Opus) 4.8'와 1%포인트 이내의 성능 차이를 기록하면서도 비용은 약 5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연구에서는 GLM 5.2가 사이버 보안 관련 벤치마크에서 미국 최고 수준 AI 모델과 유사한 성능을 보였다는 평가도 제시됐다.

린디 역시 딥시크 V4로 전환한 이후 핵심 업무의 성능이 오히려 향상됐다고 밝혔다.

▲ AI 시장 경쟁 구도 변화…미국 기업 가격 전략 시험대

업계에서는 AI 시장의 경쟁 기준이 성능 중심에서 비용 대비 효율성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허깅페이스(Hugging Face)의 머신러닝 총괄 야신 제르니트(Yacine Jernite)는 "기업들은 직접 통제하고 자유롭게 수정할 수 있는 저렴한 AI 플랫폼을 원하고 있으며, 현재 오픈소스 생태계에서는 중국 모델이 가장 유력한 선택지로 떠오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의 독점형 AI 모델은 뛰어난 성능을 제공하지만 가격과 접근성이 언제든 변할 수 있다는 위험이 있다"며 "비용을 통제하거나 자체 AI 플랫폼을 구축하려는 기업들에게는 중국 AI 모델이 사실상 유일한 현실적 대안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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