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1천500원 아이스크림 '특수절도'…발달장애인 송치 '직권남용' 고발 예고

1천500원짜리 아이스크림 한 개를 나눠 먹은 중증 발달장애인 2명이 경찰의 '특수절도' 송치 결정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부모의 10만원 배상과 피해 점주의 처벌 불원에도 경찰이 특수절도 혐의를 적용하자, 가족들은 경찰을 직권남용으로 고발하겠다고 나서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10일, 부산의 한 편의점에서 30대 중증 발달장애인 A씨 등 2명이 1천500원짜리 아이스크림 1개를 계산 없이 나눠 먹는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 점주는 이들이 발달장애인인 점을 고려해 처벌 불원 의사를 표명했다. 또한 발달장애인의 부모는 편의점에 찾아가 사과하고 10만원을 배상하며 사건은 원만하게 해결되는 듯했다.

그러나 부산진경찰서는 A씨 등 2명을 특수절도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합의와 피해자의 처벌 불원 의사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강경한 법 적용을 한 점이 논란의 불씨를 지폈다.

발달장애인 가족들은 경찰의 과잉 수사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가족들은 부산진경찰서 수사관들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다. 이들은 발달장애인이라는 사회적 약자의 특성을 무시한 채 불필요하게 중한 혐의를 적용했다고 주장했다.

1천500원 아이스크림 '특수절도'…발달장애인 송치 '직권남용' 고발 예고
[사진=연합뉴스]

검찰은 이번 사건에 대해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초범이며 피해자와의 합의, 피해자의 처벌 불원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다. 이로써 사건은 일단락되는 모양새지만, 경찰의 법 적용을 둘러싼 논란은 더욱 가중되는 분위기다.

부산진경찰서 관계자는 이번 송치 결정에 대해 「특수절도죄는 실형만 있어 경미 범죄 심사 대상이 안 돼 부득이 검찰에 송치해서 기소유예를 받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었다」고 해명했다. 이는 경찰이 재량권을 발휘할 여지가 없었음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사건은 1천500원짜리 아이스크림 절도로 시작됐지만, 단순한 사건을 넘어섰다. 법의 경직성과 현실의 괴리, 그리고 발달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사법 시스템의 이해와 법 적용의 유연성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경찰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논란이 가라앉지 않는 가운데, 유사 사례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과 인권 침해 논란 해소를 위한 사회적 논의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치/사회

정치/사회

경제

국내 증시

부동산

라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