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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 갈고 상추 못 주는 모순… '가지 7배' 유통 비극, 온라인이 깬다

농민들은 피땀 흘려 키운 작물을 밭에 갈아엎고, 시민들은 밥상 물가 걱정에 쌈 채소조차 마음껏 즐기지 못하는 모순된 현실. 7월 14일 이재명 대통령이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며 칼을 빼든 농업 유통 구조, 과연 온라인 혁명으로 이 해묵은 비극을 끝낼 수 있을까.

'7·7 전국농민대회'가 열린 지난 7월 7일,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는 양파, 참외, 양배추 등 가격 폭락에 분노한 농민들이 밭을 갈아엎으며 「폭락 농산물 반납 투쟁」을 벌였다. 농민 수취가는 양파 1kg당 650원이었으나 도시 소비자 가격은 1천700원으로 무려 2.6배나 비쌌다.
서울 강남역 인근 소고기 전문점 점주 A씨는 비싼 쌈 채소 가격에 제공을 중단했다. 인근 통구이 전문점 사장 B씨는 「여름철 쌈 채소 가격 상승과 전기료 부담의 이중고」에 시달린다고 밝혔다. 양념돼지고기 전문점 직원 C씨는 쌈 채소 제공량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 식자재 마트를 찾은 50대 윤모 씨는 채소 몇 가지를 담으면 1만원이 훌쩍 넘어 「상추, 깻잎은 비싸면 포기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극심한 괴리의 근본 원인은 길고 복잡한 농산물 유통 구조 탓이다. 밭에서 식탁까지 여러 단계를 거치며 중간 유통 마진이 과도하게 붙는 것이다. 7월 14일 기준 샤인 머스캣 2kg 소매가는 3만6천100원으로 중도매인 판매가(2만3천740원)보다 52.1%나 높았다. 포도 2kg 소매가(2만9천732원) 역시 중도매인가(2만1천340원)보다 39.3% 비쌌다. 농민이 가지를 팔아 손에 쥐는 돈은 소비자가격의 7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상황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중간 유통 과정에서 과도하게 중간이윤을 취하는 구조를 깨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밭 갈고 상추 못 주는 모순… '가지 7배' 유통 비극, 온라인이 깬다
[사진=연합뉴스]

정부는 이 문제 해결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9월 농산물 유통 구조 개선 방안을 발표, 2030년까지 유통 비용 비율을 10% 절감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2023년 배추·무 기준 유통 비용 60∼70%였음.) 핵심은 '농산물 온라인 도매시장' 전면 활성화다. 유통 단계를 1~2단계 축소하고, 2030년까지 전체 도매 거래의 50%를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것이 목표다. 이는 현재 6%에 불과한 온라인 거래 비중을 8배 이상 확대하는 것이다. 온라인 도매시장 참여 요건이었던 '연간 거래액 20억원 이상' 규제도 삭제하며 진입 장벽을 낮췄다.

온라인 도매시장은 지난해 거래 실적 1조원을 돌파했고, 올해는 1조5천억원을 목표로 순항 중이다. 유통 혁신을 이끌 강력한 대안으로 기대를 모은다. 그러나 만만치 않은 과제들도 산적하다. 기존 오프라인 도매시장의 견고한 관행, 고령·영세농의 진입 장벽, 비대면 거래 품질 검증의 한계 등이 해결해야 할 숙제로 지적된다.

농민의 피와 땀이 소비자의 밥상에 오르기까지 불합리한 유통 구조가 낳는 고통은 더 이상 지속될 수 없다. 농식품부의 온라인 도매시장 활성화는 분명 강력한 대안이지만, 기존 도매 시장의 관행을 뛰어넘고 고령 농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등 현실적인 난관을 극복해야만 비로소 '밭 갈아엎는 농민과 상추 못 주는 식당'이라는 비극적 모순을 해결하고 모두가 상생하는 농업 유통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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