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야심 차게 내놓은 '무사증 관광객 타지역 이동 허용' 카드가 제주 관광의 새 돌파구가 될까, 아니면 섬의 실익을 갉아먹는 독이 든 성배가 될까. 위성곤 제주도지사가 지난 18일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건의한 이 정책은 국내 체류 기간 확대라는 희망 뒤에 제주 숙박·소비 감소와 감당하기 어려운 불법체류 관리라는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위성곤 제주도지사는 지난 18일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만나 무사증 관광객의 타지역 이동 허용을 골자로 한 제도 개선을 건의했다. 위 지사는 제주를 대한민국 관광의 관문으로 활용해 외국인 관광객의 국내 전체 체류 기간 및 소비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표명했다. 현재 제주 무사증 제도는 외국인이 비자 없이 제주에 최장 30일 체류 가능하나, 체류 지역은 제주로 한정된다.
그러나 제주의 현실적인 우려는 깊다. 무사증 관광객이 제주 대신 서울 등 타지역에서 더 오래 머물 경우, 제주 숙박·렌터카·음식점·면세점 등의 매출이 직접적으로 감소할 수 있다. 가령 제주에서 4박을 하던 관광객이 제도가 허용되면 제주 1박, 서울 3박으로 일정을 바꿀 수 있어 제주 지역 소비가 현저히 줄어든다는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강동훈 제주도관광협회장은 「제주가 단순 경유지가 되면 항공 좌석난이 가중돼 내국인 관광객에게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호텔, 렌터카, 면세점, 음식점 등은 매출 감소를 우려하는 반면, 여행업계는 새로운 상품 개발 및 신규 수요 창출을 기대하는 등 업종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더 큰 난관은 불법체류 관리 문제다. 현재 제주에 한정된 관리 범위가 전국으로 확대될 경우, 이탈 방지 대책이 '백지' 상태라는 점은 심각한 우려를 낳는다. 하용국 제주출입국·외국인청장 등 관련 기관과의 실무 논의도 미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미 지난해 9월 29일부터 시행돼 올해 말까지 연장된 중국인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최대 15일, 전국 여행 가능) 조치로 인해 제주 무사증 제도의 '별도 육지 이동 특례'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는 제주가 외국인 관광객 유치의 독자적인 매력을 잃게 될 수 있다는 의미다.


















































